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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성적도 좋았다.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와 공급 과잉 우려에 미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이 단지는 203가구 모집(특별공급 제외)에 총 1069명이 몰려 평균 5.27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84㎡D형은 최고 1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김봉준 분양소장은 “아파트의 편리함과 단독주택의 쾌적함을 겸비한 테라스 하우스에 수요자들이 많은 매력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분양만 하면 ‘대박’…“부르는 게 값”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도 테라스 하우스는 요즘 인기다. 일반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비싼 데도 상품의 희소성에 가치를 둔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주택시장의 우량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청약 열기에 이어 일부 단지에선 분양권에 4억원 이상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테라스 하우스는 대지의 경사도에 맞춰 층이 올라갈 때마다 조금씩 뒤로 물려 집을 지은 뒤 아래층 옥상 일부를 위층 테라스로 쓰는 공동주택을 일컫는다. 거실에서 발코니 문을 열면 바로 테라스가 나오는 구조로, 아파트의 편리함과 함께 테라스를 앞마당처럼 활용할 수 있는 단독주택의 여유로움도 갖췄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인천 서구 경서동 파크자이공인 관계자는 “테라스 하우스가 적용된 아파트는 일반아파트보다 누릴 수 있는 서비스 면적이 커 자녀를 둔 가정에서 인기가 좋다”며 “일반아파트보다 가구 수도 적어 가격도 일반아파트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앞서 분양을 마무리한 테라스 하우스의 인기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지난 2014년 9월 최고 369.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위례 자이’(전용 101~134㎡ 517가구) 테라스하우스 전용 124㎡형은 이달 현재 형성된 웃돈만 4억원으로 일년 새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인근 위례원공인 박성진 대표는 “테라스 하우스에 매력을 느낀 수요자들의 문의가 많지만 매물이 없어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광교신도시에서 분양한 ‘광교 e편한세상 테라스’(전용 84~273㎡ 576가구)와 ‘광교 파크자이더테라스’(전용 84~115㎡ 268가구) 역시 분양권에 1억 4000만원가량 웃돈이 붙은 상태다. 인근 중흥공인 관계자는 “찾는 사람은 많은데 매물이 없다보니 부르는 게 값일 정도”라고 전했다.
◇편의시설 부족·층간 갈등 고려해야
대림산업이 이달 말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신현리에서 선보이는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전용 76~122㎡ 573가구)는 모델하우스 개관 전인데도 수요자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이병훈 대림산업 분양소장은 “요즘 하루에 150통 이상의 문의 전화가 걸려온다”며 “예상과 달리 수요층의 연령대도 기존 50~60대에서 30~40대까지 넓어 좋은 청약 결과가 나올 것 예상된다”고 말했다.
테라스 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청약이나 투자에 앞서 따져봐야 할 점도 적지 않다. 층간 소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위나 아랫집에서 고기 굽는 냄새와 연기가 유입될 수도 있다. 경사진 대지를 이용한 테라스 하우스는 집 뒷면이 막혀 있어 맞통풍이 잘 안 될 수도 있다. 대체로 단지가 작다보니 교통과 편의시설 등이 부족하다는 것도 단점이다.
최근 열기와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이는 테라스하우스도 있다. 부동산 114 단지별 매매 현황에 따르면 2010년 말 경기도 성남시 운중동에 입주한 테라스 하우스 ‘산운마을 월든힐스 1단지’(전용110~193㎡)의 경우 전체 98가구 가운데 24가구가 매물로 올라와 있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청계공원 등 인근에 녹지가 풍부하지만 중대형으로 이뤄져 수요자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는데다 편의·교육 시설도 부족해 매수세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 실장은 “테라스하우스는 중대형이 많아 매수·매도층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어 지금의 희소성이 나중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며 “입주 후 테라스 사용을 두고 층간 갈등을 불러 일으킬수도 있어 주변 여건과 가격 등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