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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사진) 메리츠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올 들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후폭풍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두 번째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는다면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은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3월 美 금리 인상 없으면 위험자산 선호 강해질 듯”
그는 미국의 두 번째 금리 인상 시기가 시장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2년 동안 강세를 보인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다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질 수 있는데 이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금리 인상 속도’라는 것이다. 그는 “3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점진적 속도에 대한 신뢰가 생기고 그동안 위축됐던 위험자산 기피 현상은 완화될 수 있다”며 “그러나 반대로 금리 인상을 하게 되면 주식시장의 큰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도기적 상황이 최근 혼란을 낳았다고 분석했다. 기업과 정부가 이끌었던 회복 사이클의 전반부가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끝나면서 불안감이 극대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부는 낮은 금리로 유동성을 공급했고 기업은 해고나 임금삭감을 통해 비용을 줄여 회복을 이끌었으나 가계소득이 늘지 않는 구조였다”며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처음으로 금리를 올렸고, 동시에 중국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면서 연초 불안감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중국 정부의 위안화 가치 절하 움직임에 대해 “시장 환율과의 괴리를 좁히는 과정일 뿐 수출 경기부양을 위해 인위적으로 절하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다.
급락하는 유가에 대해서는 2분기 이후 달러가 약세로 돌아선다면 일정 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구조적으로는 석유화학시대가 끝나가는 그림”이라면서도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 배럴당 40~50달러까진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현재는 바닥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원자재 투자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1900이하는 저평가 영역…배당주 등 주목”
그는 올해 국내 기업 실적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원화 약세와 유가 하락이 수출기업의 순이익 증가에 일조했는데 올해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는 그러나 기업의 주주친화정책에 따른 배당성향 증가로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코스피 1900포인트 밑으로는 저평가 영역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올해 국내 증시는 ‘성장주의 질주’와 ‘가치주의 반격’ 투트랙으로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표 가치주로는 LG화학(051910)을, 대표 성장주로는 아모레퍼시픽(090430)을 꼽았다. 특히 바이오주에 주목했다. 그는 “바이오는 이익과 상관없이 계속 주목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고령화와 자본생산성 모두를 충족시키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투자상품으로는 배당주와 상장지수펀드(ETF)를 추천했다. 이 센터장은 “일본에서 배당금리가 대표금리를 역전한 이후 10년 동안 배당주가 강세를 보였다”며 “구조적으로 역전되면 지속 가능한 투자로서 배당주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은 기업이나 산업분석에 한계가 있어 위험이 분산되는 ETF 투자가 안전하다”며 “유망한 섹터나 지수에 투자하는 ETF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중을 적게 가져가더라도 신성장산업에 특화된 펀드에 일부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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