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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내년도 예비심사를 하며 2억원을 신규 배정한 평택-오산 국도 건설. 이 예산은 당초 정부는 계획하지 않은 것이었다. 국토위 측은 “국도1호선의 간선기능을 조속히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정치권 여야 ‘실세’들의 입김이 일부 반영됐다는 게 중론이다. 경기 평택갑은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이고, 경기 오산은 예산결산특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역구다.
경북 매전-건천 국도개량공사도 정부원안에 없었다가 국토위에서 10억원이 새로 반영됐다. 협소한 도로 등을 정비하는데 쓴다는 것인데, 이 국도는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역구(경북 경산·청도)를 지난다. 최 부총리의 지역구는 또다른 증액사업도 있다. 청도-밀양2 국도 건설이다. 내년도 예산안에 4억원 편성됐는데, 6억원이 더 올랐다. 국토위 측은 “경산과 청도, 경남도간 산업물동량 수송 촉진 등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도로와 철도 뿐만 아니다. 국토위는 예비심사에서 경남·부산권 광역상수도사업 설계비 20억원을 증액했다. 정부원안에는 없던 예산이다. 경남·부산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김재경 의원(경남 진주을)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예결위 전체회의 중에도 정부에 상수도 예산을 잘 챙겨보라고 한 적이 있다.
국토위 측은 “경남·부산 지역의 원활한 식수원 공급을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김 위원장의 영향력이 엄연히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예결위 “재원 한정돼 국회 증액요구 다 못받아”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역구 예산을 챙기는 건 당연한 책무다. 하지만 지역구에 어필할 수 있는 사회간접자본(SOC)에 과도하게 증액 요구가 몰리면 재정건전성에는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데일리가 올해 국토위의 내년도 국토교통부 예산안 예비심사를 분석한 결과 ‘미끼예산(정부원안에 없던 예산 끼워넣기)’이 62건이나 반영된 게 대표적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예산안에 대한 미끼예산도 6건이었다. 국토위가 이런 과정을 거쳐 증액을 요구한 규모는 무려 2조5000억원 가까이 된다.
임익상 국회 예산결산특위 전문위원은 “상임위 차원에서 새로 증액하는 것도 국회의 예산심의권 범위에는 포함된다”면서도 “최종적으로 정부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재정이 한정돼있으니 다 받아들이지는 못 한다”고 했다.
미끼예산 요구는 예산결산특위에서도 공개적으로 자주 거론된다. 국회 예산결산특위 소속 안상수 새누리당 의원(인천서·강화을)과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경기 수원병)은 최근 전체회의에서 인천발 KTX와 수원발 KTX의 예산을 정부에 각각 요청했다. 이는 국토위 예비심사에서 나란히 200억원씩 새로 증액됐다.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전북 군산) 역시 예결위 공개발언을 통해 새만금개발청사 예산을 요구했다. 이 역시 국토위 소관 새만금개발청 분야다. 이 예산은 정부는 당초 편성되지 않았으나 국토위 심사에서 5억원 증액됐다.
일각에서는 기획재정부의 재정운용을 질타하는 야당도 정작 지역구 예산 앞에서는 ‘한마음’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보성~임성리 철도 건설에 250억원의 예산을 반영했다. 하지만 국토위 심의 이후 이 규모는 1750억원이나 더 커졌다. 전북 장수-장계 국도건설에 반영된 10억원도 호남 미끼예산으로 꼽힌다.
수도권의 화도-설악 국지도 건설(4억원 신규 반영)도 마찬가지다. 이 국지도는 중진인 최재성 새정치연합 의원(경기 남양주갑)의 지역구와 밀접하다.
정가 관계자는 “SOC 예산은 내년 총선을 위한 홍보성 성격이 강하다”고 했다. SOC 예산은 상대적으로 눈에 잘 띄고 성과로 내세우기 용이한 것으로 국회에서는 평가받고 있다.
국회 농해수위도 정부원안보다 2.3조 증액요구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식품위원회를 거친 정부 예산안도 부풀려졌다. 농해수위는 국토위와 함께 가장 인기있는 상임위로 꼽힌다. 국토위는 31명 전원이 지역구 의원이고, 농해수위는 19명 중 2명만 비례대표 의원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21명 중 8명 비례대표), 환경노동위원회(16명 중 8명 비례대표) 등과 비교된다.
농해수위는 정부원안보다 2조3040억원 증액한 안을 잠정 확정했다. △수리시설 유지관리(1630억원→3511억원) △농촌용수개발(3000억원→4084억원) △밭농업 직불제(1747억원→4459억원) △농업자금 이차보전(2797억원→3216억원) 등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안에 대한 요구가 많았다.
해양 예산도 마찬가지였다. 여수만흥지구와 경기 안산 방아머리, 강릉 영진 교항지구, 강원 양양 남애해수욕장 등 4개 지구의 연안 정비를 위한 예산을 당초 정부원안(546억원)보다 79억원 올려달라고 농해수위는 요청했다. 여수광양항만공사 컨테이너화물 처리능력 제고(400억원→520억원)와 새만금신항 진입도로(444억원→700억원)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이밖에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도 국회 예비심사를 통해 정부 예산안보다 6568억원을 더 올려달라는 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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