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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지난 2011년 이집트에서 시작된 `아랍의 봄`이 끝내 산산이 무너지고 말았다. 쿠데타로 인해 쫓겨났던 무함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이 군부 정권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판결 직후 판사와 검사가 살해당하는 등 이집트내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집트 법원은 16일(현지시간) 2011년 `아랍의 봄` 당시 민주화 시위대를 살해하고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인 하마스의 도움으로 탈옥하는 등의 혐의를 받아온 무르시 전 대통령은 물론이고 그의 정치적 기반인 무슬림형제단의 정신적 지도자인 모함메드 바디에 등 총 105명에게도 사형을 선고했다. 이 중에는 팔레스타인 70명도 포함됐다.
무르시 전 대통령은 `아랍의 봄`으로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이 축출된 이후 치러진 대선을 통해 대통령으로 선출됐지만 지난 2013년 7월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사반 엘 샤미 판사는 이집트의 사형 선고 통과의례에 따라 이번 사형 판결을 종교 최고지도자인 무프티에게 보내서 최종 결정을 받게 된다. 최종 판결을 오는 6월2일 내려진다. 무프티가 이번 사형판결을 확인해도 모르시 전 대통령과 피고인들은 이번 사형선고 판결에 항소할 수 있다.
이날 재판이 열린 카이로 외곽 경찰학교 주변에서는 무르시 전 대통령과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이 모여 “군사 정권 퇴진”을 외치며 이번 판결이 불공평하고도 정치적으로 악용된 결과물이라고 비판했다.
이집트 검찰은 2011년 이집트 전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을 때 가자 접경지역과 시나이반도에 있는 땅굴로 밀입국한 하마스의 도움으로 무르시 전 대통령이 무슬림형제단 지도부 30여 명을 포함해 재소자 2만명과 교도소에서 탈출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교도관 여러 명이 숨지고 교도소가 파손됐다.
현재 터키로 추방된 무슬림형제단 고위 간부인 아므르 다라그는 이날 성명에서 “오늘은 이집트 역사에서 가장 암울한 날로 기억될 것”이라며 “수백만명의 이집트 국민들이 그를 첫 민선 대통령으로 뽑으면서 가졌던 열망이 오늘 판결로 산산조각나고 말았다”고 울분을 토했다.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도 이번 사형 선고를 비난하고 “모르시 대통령과 다른 피고인들에게서 나온 증거 모두가 법정에 채택될 수 없는 증거”라고 주장하며 이들의 재심을 촉구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사형이 이집트 당국이 정치적 반대파를 제거할 때 선호하는 수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같은 판결이 내려진 직후 이집트가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를 필두로 한 이슬람 무장반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시나이반도에서 판사와 검사가 살해됐다.
보건부 대변인 호삼 압델 가파는 “시나이주 수도 엘아리쉬에서 일어난 이번 공격으로 판사 2명과 검사 1명, 운전기사 등 4명이 사망하고 다른 검사 1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판사와 검사들이 재판을 위해 엘아리쉬에 있는 법원으로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은 시나이반도 북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야간 통행을 금지하고 있다.
시나이반도 북부에서는 무르시 전 대통령이 군부에 축출된 이후 이집트군과 경찰 등 공권력을 겨냥한 이슬람 무장세력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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