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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한국관광공사가 발표한 ‘2013 외래관광객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요우커의 한국관광 만족도는 최하위 수준이다. 거주국별 한국여행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 평가에서 중국인 관광객은 4.11점(5점 만점)으로 주요 조사대상 16개 국가 중 14위를 기록했다. 또 앞으로 3년 내 관광목적으로 다시 방문하겠느냐는 의향조사에서도 3.95점으로 14위에 머물렀다. 특히 여행 후 한국 이미지 개선 여부를 묻는 거주국별 관광객 조사에서 중국인 관광객은 3.61점으로 주요 조사대상 16개 지역 중 꼴찌를 기록했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관광 전보다 좋아졌다는 비율도 51.3%로 말레이시아(87.9%), 인도(82.2%), 중동(79.6%), 캐나다(76.2%), 프랑스(75.9%) 등에 한참을 못 미쳤다.
요우커의 한국관광 만족도가 낮은 이유로 무자격가이드(관광통역안내사)가 자주 언급된다. 현재 서울·제주·부산 등지에서 활동하는 무자격가이드는 일부 한국인 가이드도 있지만 대부분 중국동포(조선족)로 알려져 있다. 이들 무자격가이드가 여행객에게 과도하게 쇼핑을 요구하거나 역사를 왜곡해 설명하는 등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과정은 이렇다. 중국 내 여행사(송객 여행사)는 덤핑상품으로 판매, 모객한 관광객을 국내 중국 전담 여행사로 보낸다. 중국 전담 여행사는 요우커가 국내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대행 여행사. 이 전담 여행사는 중국 여행사에 국내 숙식 및 교통비 등의 경비를 포함한 지상비를 받아야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오히려 중국 여행사에 단체 관광객을 보내주는 대가로 돈(인두세)을 낸다. 그러곤 손실을 피하기 위해 다시 국내서 활동하는 무자격가이드에게 돈을 받고 단체 관광객을 넘긴다. 일종의 브로커를 쓰는 셈이다.
무자격가이드는 국내서 여행사를 차릴 자본이 없는 한국인이거나 관광비자나 취업비자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중국동포다. 단체 관광객을 넘겨받는 가이드는 탁월한 수완으로 입담을 발휘해 여행객에게 쇼핑 등을 강요해 각종 수수료와 추가 요금까지 챙긴다. 단기간에 최대한의 벌이에 나서야 하는 이들 가이드에게 충실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기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악순환의 연속인 셈. 요우커의 한국관광만족도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국 전담 여행사 모두투어인터내셔널의 장유재 대표는 “일부 브로커 역할을 하는 여행사와 무자격가이드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으로 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요우커가 몰리는 성수기에는 임시 자격증 제도를 도입해 부족한 가이드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관광통역안내사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서 관광가이드로 활약하고 있는 자격증을 소유한 가이드는 6450명. 반면 무자격 가이드는 1만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중국팀장은 “예전에는 한국관광공사 산하 관광교육원에서 관광가이드를 양성하는 교육을 실시했지만 지금은 어디에서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가이드 소양교육 등을 제도화하면 한국 관광 만족도가 상당 부분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무자격자가 판을 치는 이유는 자격을 갖춘 가이드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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