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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브리핑]환율 보다 환경

김인경 기자I 2013.10.25 07:40:25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오래된 농담이 하나 있다. 사람이 죽으면 하늘나라에서 각자 능력에 맞는 일감을 준다고 한다. IQ가 200인 사람에게는 물리학 연구가, IQ가 150인 사람은 구조조정 업무를 맡게 됐다. 그 때 IQ가 50인 사람이 하늘나라 문을 열고 들어왔다. 신은 한참을 고민하다 환율 예측을 맡겼다고 한다. 틀려야 본전인 일. 아무리 변수를 따져도 새 변수가 튀어나오고야 마는 것. 환율예측이 바로 그렇다.

달러-원이 심상치 않다. 어제(24일) 장중 한 때 달러-원 환율은 연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금융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선 후에야 외환 시장은 간신히 진정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위기감은 여전하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공동으로 개입한 것이 5년 3개월만이라는 것도 상황의 심각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주식시장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외국인 매수세에 승승장구하던 종목들이 오랜만에 조정을 받고 있다. 전날 코스피 대장주이자 외국인 매수 1위를 기록하던 삼성전자(005930)는 소폭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LG디스플레이(034220)삼성전기(009150)도 약세였다. 환율에 민감한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현대모비스(012330) 자동차 3인방도 하락세였다. 수출에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우려 탓이다. 곧 일부 종목을 넘어 증시 전체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우리 증시의 ‘저가 매력’이 사라지며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사라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환율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도 있다. 최근 들어왔던 외국계 자금이 안정성이 높은 성향을 지닌 것도 힘이다. 외국인 매수세 중 대다수가 ‘장기투자’를 목표로 하는 미국계 패시브펀드인 만큼, 곧장 환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은 적다는 전망이다.

우리 증시 환경은 여전히 긍정적이다. 외국인은 여전히 지난 8월부터 40거래일째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 BNP파리바는 우리 통화시장 안정성을 이유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했다. 중국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시장기대치를 웃돌며 경기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있다.

변수 많은 환율에 매달려 주저하기보다, 조정 국면이 오히려 매수 기회가 되는 국면이다. 환율은 여전히 예측불가하지만 우리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여전히 훈풍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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