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의 금융위기에 미국 중산층이 무너졌다. 소득 상위층과 하위층 가계간 재산의 격차도 크게 벌어져 양극화도 심화됐다.
연방준비제도(Fed)는 11일(현지시간) 내놓은 소비자 금융 서베이에서 "금융위기가 닥쳤던 지난 2007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미국 평균적인 가계의 부(富)가 38.8%나 급감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중간층의 소득은 4만9600달러에서 4만5800달러로 7.7% 줄었다. 반면 이들 소득계층의 순자산가치는 12만6400달러에서 7만7300달러로 무려 38.8%나 줄었다. 이같은 순자산가치는 1992년 이후 무려 18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별다른 자산없이 주택 정도만 소유하고 있는 중산층의 여건을 감안할 때 이같은 재산가치 급감은 집값 하락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보고서에서 연준은 "물론 금융자산이나 기업 가치 하락이 큰 영향을 주긴 했지만, 역시나 중간 순가치 감소는 주로 주택가격 붕괴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3년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쉴러지수 기준으로 미국 주택가격지수는 23% 하락했다. 반면 S&P500지수는 14% 하락하는데 머물렀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서 소득수준 기준으로 60~79.9% 수준 가계의 순자산가치는 무려 40.4%나 줄었고, 그 다음으로 큰 폭의 자산가치를 경험한 계층은 소득 상위 20~39.9% 가계였다.
반면 이 기간중 최상위 10% 가계는 오히려 1.8%나 늘어났다. 아울러 소득 상위 10%의 중간 순가치는 119만달러로, 하위 20%의 6200달러에 비해 무려 192배나 됐다. 이는 지난 2007년의 138배, 2001년의 106배에 비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