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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은 자국 제조업 부흥을 명분으로 무역확장법 제232조에 따라 철강·알루미늄 및 파생상품, 구리에 50%의 품목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는 6월, 반가공 구리 및 구리 파생품 관세는 8월부터 발효됐다.
문제는 관세 폭탄으로 철강 제품에 이어 비철금속인 알루미늄과 구리의 대미 수출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알루미늄은 판재·박·압출재 전반이 피해 대상이며, 캔시트·포장재는 대체재로 전환될 우려가 커졌다. 구리는 동관·동봉 수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동선·동박도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대체 생산 확대로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다.
국내 비철금속 산업은 알루미늄·구리·아연·니켈 등 범용 금속 중심으로 약 57조 원 규모로 형성돼 있다. 구리(45%)와 알루미늄(35%)이 산업의 양대 축을 이루고, 아연·니켈 등 기타 금속이 20%를 차지한다. 산업 기반은 국내 등록업체 약 943개, 고용 3만 8000명, 부가가치 8조70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관련 업계에 속한 대부분의 기업들은 소재 가공·압연·주조 등 전문분야에 특화된 중소·중견기업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대기업 중심의 철강과 달리 규모의 경제 실현이 어렵고, 연구개발(R&D)·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 대응·공급망 충격 대응력에서 상대적 제약이 존재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는 대미 수출 급감, 시장 다변화 비용, 현지화 압력이라는 삼중고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철금속은 전기전자·자동차·건축·포장재 등 국가기간산업 전반의 핵심 소재로 기능하고 있다”며 “수출·투자·고용과 직결된 한국 제조업 경쟁력의 기반 자산인데 품목 관세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 무역 피해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투자전략 변경을 강요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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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 대미 추가 협상을 통해 관세율을 끌어내릴 수 있도록 대응해야 하지만 아직 미국과의 협상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당장 50% 품목관세를 부과받는 업계의 어려움을 감안해 신속한 지원과 공급망 데이터 관리 강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구리 동관·동봉, 알루미늄 판재(판·박) 등 직접 피해 품목에 대해서는 전기요금 한시 감면, 수출장려금, 저리대출, 특례보증 등 금융 인센티브를 통해 기업의 원가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비철금속 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 투자세액공제, 긴급 정책 금융 등 입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