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의 표명 후에도 우문현답 이어가
23일 중기부에 따르면 오 장관은 취임 1주년을 맞아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을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이후 혼란스러운 정국인 데다 이미 사의를 표명하기도 한 만큼 조용한 1주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 장관은 소상공인들과 자리를 마련하는 등 민생 현장 점검을 이어갈 방침이다. 지난 16일 대전 송강전통시장에 이어 20일 서울 까치산시장에 방문한 그는 “정책 공백 없이 책임을 다해 고비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오 장관의 현장 행보는 지난 1년간 이어졌다. 후보자 시절부터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의 자세를 강조해온 그는 평균 주 2회 이상 현장을 찾으며 광폭 행보를 보였다. 정책 대상자 뿐만 아니라 민간, 학계 등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정례협의체 및 태스크포스(TF)도 다양하게 운영해 왔다.
1호 공약인 소상공인 정례협의체는 ‘소상공인 우문현답 정책협의회’라는 이름으로 취임 보름 만에 가동을 시작했다. 오 장관은 협의회를 통해 한 달에 한 번씩 총 11차례 업종·분야별 소상공인들을 만났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 7월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을 마련하는 등 현장에 응답한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우문현답에서 나아간 ‘현문우답’(현장의 문제에 우리가 답해야 한다) 자세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소상공업계 한 관계자는 “오 장관이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한 현장밀착형 수요를 발굴하고 정책에 반영해 실효성을 높이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최근 발표한 제3차 소공인 종합계획은 예정보다 2년 앞당겨 수립한 것으로 적극행정이 돋보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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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장관은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 왔다. 외교관 출신 이력을 활용해 외교부와 함께 전 세계 17개국·25개 재외공관이 참여하는 ‘재외공관 중소·벤처기업 지원 원팀 협의체’를 마련했다. 이를 통해 각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애로사항을 241건 지원·해결하는 등의 성과를 냈다. 베트남, 아랍에미리트(UAE)와는 장관급 협의체인 중소벤처위원회를 구축해 협력했다.
지난 8월에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제품 판매 촉진 행사인 ‘동행축제’ 개막식을 사상 처음으로 해외에서 개최했다. 주베트남 대사를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막식을 열고 국내 중소기업·소상공인의 판로 개척을 뒷받침했다.
벤처·스타트업계에서는 인바운드 창업(외국인의 국내 창업) 발판을 마련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 외국인의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한 ‘스타트업 코리아 특별비자’, 외국인 창업자 종합지원센터인 ‘글로벌스타트업센터(GSC)’ 등이 대표적 사례다. 그동안 정부 창업 정책은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 진출)에 집중돼 있었으나 국내 벤처 생태계의 글로벌화에 한발 다가섰다는 평가다.
◇현장 피해에 “정책 흔들림 없이 추진”
다만 현장 밀착형 정책 추진에도 여전히 체감도는 낮은 편이다. 경기 침체 장기화 속에서 비상계엄 사태로 경제적 불확실성까지 가중되면서다.
중소기업계에선 대외신인도 하락에 따른 수출 계약 취소와 지연, 환율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 등 실질적인 피해가 가시화하고 있다. 벤처기업들은 투자 혹한기 장기화를, 소상공인들은 소비 위축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오 장관은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기존 정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한다는 각오다. 내달 1일자로 중기부 소상공인정책실 산하에 ‘소상공인경영안정지원단’을 신설해 위기대응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관련 역량을 집중한다.
오 장관은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중소·벤처 글로벌화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안타깝고 송구하다”면서 “중기부가 하는 정책들은 흔들림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