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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해 10월 술을 마시고 집에 찾아갔을 당시 폭력을 우려한 아내가 현관문을 열어주지 않자 “죽여버린다. 불 지른다”며 일회용 라이터로 우유 투입구에 불을 붙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의 아내인 B씨는 남편의 가정폭력을 걱정해 현관문 비밀번호를 바꾸고 새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화재는 B씨가 물을 부은 덕분에 1분도 안 돼 꺼졌지만 현관문 내부가 그을렸다.
A씨는 불을 붙인 이유에 대해 “현관문을 열도록 B씨를 겁주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남편이 이전에 집에 불을 지르거나 지른다고 한 적은 없고 제가 집에 있으니 바로 불을 끌 것이라 생각해 겁주려고 대문에 불을 붙인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집 앞 호실에는 다른 가족도 거주했는데 A씨가 불을 질러 이들을 위험에 빠트릴 의도가 있었는지 의문이다. 현관문 근처에 소화기가 있다는 점도 A씨가 충분히 인식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어 “피고인이 일으킨 불은 화력이 약해 건물 내부 화재방지 센서 등이 작동할 정도의 연기까진 나지 않았고 아내가 페트병에 담겨 있는 물을 부어 쉽게 껐다”며 “설치된 현관문 내부 중 우유 투입구 등이 다소 그을리는 정도에 그쳤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불이 꺼졌다고 생각했음에도 불을 붙이려는 추가적인 시도를 하지 않은 채 아파트 계단에 앉아 있다 현행범 체포됐다”며 “불을 붙이기 위해 일회용 라이터만 사용했을 뿐 다른 인화성 물질은 사용하지는 않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