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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에 주춤한 외국인…그래도 수출주는 산다

김응태 기자I 2024.04.19 05:00:00

고환율 타격에 외국인 5주만에 순매도 전환
투심 악화에도 수출주는 꾸준히 매수 나서
조선·자동차·전력기기 등 수혜주 순매수 상위
"경기 확장 국면서 수출주 환차익 효과 높아"

[이데일리 김응태 기자] 올해 코스피 상승을 이끌어왔던 외국인이 ‘팔자’로 돌아섰지만 수출주는 여전히 적극 사들이고 있다. 고환율 환경에서 환차익을 누릴 수 있는 수출 비중이 큰 종목 위주로 매수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외국인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경기 확장 국면에선 환율 상승이 수출 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을 들어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일시적인 흐름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 달 만에 숨고르는 외국인…왜?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4월 셋째 주(4월15~18일) 979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간 기준 외국인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지난 3월 둘째 주(3월11~15일) 이후 약 5주 만이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외국인이 매도세로 돌아선 것은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하며 환차손 우려 종목의 비중을 줄이려는 전략을 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72.9원으로 마감해 전월(1333.7원) 대비 39.2원 (2.9%) 상승했다. 지난 16일에는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1370원대 수준으로 소폭 완화했다.

여기에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미·중 무역갈등 역시 위험자산 회피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동 분쟁이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면전으로 확전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오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7일(현지시간) 주례 각료회의에서 이란의 공습에 대해 재반격 가능성을 시사했다. 여기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3배 인상할 것을 지시했다고 백악관이 밝힌 것 역시 매수 심리를 얼어붙게 했다.

이외에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분기 인플레이션 지표가 기대치를 상회한 것을 두고 금리 인하 전망 후퇴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도 악재로 여겨진다.

◇‘고환율 수혜’ 수출株 공략…삼성重·현대차·HD일렉 ‘픽’

외국인은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면서도 수출 관련 종목들은 꾸준히 매수 전략을 펴고 있다. 4월 셋째 주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중공업(010140)으로 899억원을 담은 것으로 집계됐다. 조선 업체는 건조된 선박을 달러로 판매하면서 환차익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수출주로 꼽힌다.

순매수 2위는 현대차(005380)로 897억원을 담았다. 증권가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연간 100원 상승할 경우 완성차 업체는 연간 2조원의 영업이익 증가 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순매수 3위와 5위는 전력기기 업체인 HD현대일렉트릭(267260)과 LS일렉트릭(LS ELECTRIC(010120))이었다. 외국인은 HD현대일렉트릭을 859억원, LS일렉트릭을 426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HD현대일렉트릭과 LS일렉트릭은 변압기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북미 현지 초고압 변압기 생산라인을 보유한 HD현대일렉트릭은 전력기기 공급 부족의 최대 수혜가 기대된다”며 “변압기, 전선, 구리 사업을 모두 포함한 LS 시가총액은 현재 계열사 지분가치의 3분의 1 수준으로 항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순매수 4위는 삼성전자우(005935)로, 674억원을 담았다. 반도체 관련 종목 역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수출과 실적이 동반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고환율 국면이 경기 확장 국면과 맞물려 수출주의 실적이 성장하고, 곧 외국인의 매도 흐름을 그치게 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과거엔 경기 사이클이 꺾이며 환율이 상승했기 때문에 수출에서 환 효과를 별로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자금 유출 가능성이 있지만 환율 상승폭이 크지 않고 경기 사이클이 확장 국면이기 때문에 큰 걱정할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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