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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안팎 관계자들은 통상 설계사 등록이 신청서 작성 후 20일 정도 걸리는 것을 고려하면, AIA프리미어파트너스에 등록하는 설계사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봤다. 최소한 대형 GA 설계사 인원 기준인 ‘500명’이 넘을 때까지는 공격적인 리크루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문제는 빠른 속도로 늘어난 설계사 수라기보다는, ‘부당 스카우트’ 논란이다. 앞서 AIA프리미어파트너스는 설계사들에게 시장 관행(20~50%)보다 최대 4배 이상 높은 정착지원금을 제시했다. 정착지원금으로 직전 연봉의 최대 200%를 제시하는 식이다.
업계는 AIA프리미어파트너스가 높은 설계사 영입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출자금(500억원)의 40%가량을 지출한 것으로 예상했다. AIA생명은 AIA프리미어파트너스 유상증자에, 지난 7월 300억원에 이어 8월 200억원 등 총 5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AIA생명 측은 “이달 첫째 주 기준으로 400명의 설계사가 등록한 것은 맞지만, 실제로 200% 이상의 정착지원금을 받은 설계사는 1%가량의 극소수”라며 “인력 충원 과정에서 200억원을 사용했다는 것은 업계 추정치”라고 해명했다.
설계사 충원 과정에서 공태식 AIA프리미어파트너스 신임 대표의 영향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 대표는 국내 대형 GA 중 하나인 굿리치에서 영업조직을 총괄했던 부사장 출신이다.
실제로 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굿리치에 있던 300명이 넘는 설계사들이 한꺼번에 AIA프리미어파트너스로 이직했고, 1~2곳의 GA에서 설계사 수십 명이 이동한 것으로 확인된다. 대거 이탈이 일어난 업체는 AIA프리미어파트너스의 설계사 영입 과정에 법적 위반 소지가 없었는지 검토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약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400명 넘는 설계사가 등록했다는 것은 ‘개인’이 아닌 ‘단체 이동’이 있었다는 것”이라며 “신규 GA 설립 뒤엔 항상 인력 스카우트 경쟁 이슈가 따라붙지만 AIA생명의 경우 과도한 정착지원금, 일부 GA에서 인력 빼 가기 논란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설계사 대규모 이동 발(發) ‘소비자 피해’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설계사 리크루팅 경쟁이 과열 양상으로 가면 불법 승환계약, 불완전 판매 등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승환계약은 보험설계사가 다른 회사로 옮길 때 기준 관리하고 있던 고객 계약을 해약하고 새로운 회사에서 다시 보험계약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신계약비 등이 추가로 발생하면 결국 보험소비자인 계약자에 금전 손실이 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