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051910) 석유화학 사업 부문의 올해 상반기 평균 가동률은 76%를 나타냈다. 지난해 평균 가동률(81.4%)과 비교하면 5.4%포인트 낮아졌다.
롯데케미칼도 기초소재사업부의 상반기 평균 가동률이 79%를 나타냈다. 1분기(76%)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 역시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부문 가동률이 올해 상반기 70%와 66%를 기록하며, 전분기(73%, 71%)보다 하락했다.
이처럼 석화사들은 가동률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수요 부진에 따른 상반기 재고자산은 늘어나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상반기 제품에 대한 재고자산 규모는 8348억원으로, 지난해 말(7018억원) 대비 19% 가량 증가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제품 재고자산도 4899억원으로 작년 말(4622억원) 보다 6% 늘었다. 그나마 전남 여수 NCC 제2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등 가장 적극적으로 생산량 조절에 나선 LG화학의 경우 석유화학 사업 부문의 제품 재고자산이 작년 말 9800억원에서 9388억원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당분간 가동률이 예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재고자산 급증은 실적 악화로 이어진다. 제품 가격이 떨어지는 등 재고자산 가치가 하락했다고 판단되면 평가손실 충당금을 설정하는데 이는 곧 매출원가 비용 증가로 이어져 매출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기업들이 무리해서 공장 가동에 나서기 어려운 이유다.
더욱이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등 원재료 가격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18일 85.41달러로 전일대비 0.47달러 상승했다. 지난 10일에는 89.03달러까지 상승하며 90달러선을 넘보기도 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증설로 역내 공급과잉 심화될 전망”이라면서 “최근 증설을 발표하고 있는 중국 내 석유화학 설비들은 정유설비와 함께 계획돼 원가경쟁력에서 기존 설비들 대비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특히 범용제품의 역내 공급 과잉은 향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석화사들의 공장 가동률 정상화 시점은 에틸렌 스프레드의 상승 전환뿐만 아니라 수요 회복이 어느 정도 확인된 이후에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석유화학 제품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의 경기 상황은 나아지기는 커녕 부동산 위기가 터지는 등 점점 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 수출된 우리나라 석유화학 제품은 10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5% 줄었다. 중국의 석유화학 수출은 △4월 -23.3% △5월 -23.6% △6월 -21.4%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꾸준히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