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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을 보면 생존 부부가 탄 차량은 15일 오전 8시 35분 궁평제2지하차도 옥산 방면으로 진입했다. 그러나 부부가 탈출 후 8시 43분쯤에는 완전히 물에 잠겼다.
앞차를 따라 지하차도로 진입했다는 남편은 “후진으로 탈출을 시도하려고 가속 페달을 밟아도 차가 안 나가고 물의 양이 너무 많아서 차가 역주행 방향으로 반 바퀴가 돌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부부가 탄 차량은 지하차도는 빠져나왔지만 물에 떠 회전하며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멈췄다. 영상에는 이 차량의 반대 방향에 747버스가 멈춰있는 모습도 있었다.
이미 물은 차오르고 있었으나 혹여나 차량 밖으로 나갔다가 물살에 휩쓸리지는 않을까 걱정됐다는 남편은 아내와 어떻게든 함께 살아나가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때 가방을 멘 한 남성이 중앙분리대 위를 걸으며 다가와 “빨리 탈출을 하라”며 차 유리창을 두드렸다. 비로소 부부는 용기를 내 차를 빠져나왔고 도로 중앙분리대를 잡고 안전지대까지 게걸음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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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살아 나왔지만 사고 희생자와 유족들에게는 미안함뿐이라고 전했다. 부부는 “지하차도 뒤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한없이 미안한 생각이 든다”며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 유가족분들한테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진 이번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인재(人災)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금강홍수통제소는 사고 당일 오전 4시 10분경 홍수경보를 내렸고, 약 2시간 뒤에는 ‘심각 수위’로 격상했다. 그럼에도 왜 이같은 참사를 막을 수 없었을까.
이번 침수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부실한 제방이 지목됐는데, 이는 미호강 교량 공사 때문이었다. 오송읍 궁평리에서 강내면 탑연리까지 1.2km 구간을 4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하는 공사로, 행정중심복합도시 광역 교통 개선 대책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이 762억원을 들여 공사를 벌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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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부실 공사 때문이 아닌 제방이 무너져 범람 때문에 유실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시민단체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19일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이상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청장에 대한 고발장을 충북경찰청에 제출했다.
이번 사건의 책임에 대해 청주시는 충북도에, 충북도는 불가항력이었다는 말로, 행복도시건설청도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들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인재로, 중대재해(중대시민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대재해는 산업재해와 시민재해로 나뉘는데, 시민재해는 공중이용시설 또는 공중교통수단의 설계·제조·설치·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발생한 재해로, 사망자 1명 혹은 3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10명 이상 발생시 안전 관리 책임이 있는 지자체장 등은 경영책임자로서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현재 경찰은 목격자 및 구조자 등의 진술, 침수 차량 내 블랙박스를 확보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선 상태다. 특히 사전에 112 신고 및 119 신고 등 위험이 경고됐음에도 관할 지방자치단체가 차량 통제를 하지 않은 이유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