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휴젤은 지난해 지급수수료 392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급수수료는 일정한 서비스에 대한 비용 지불을 포함하는 것으로, 변호사 자문 수수료 등 법정비용이 여기에 포함된다.
휴젤의 최근 5년 동안의 지급수수료 변화를 살펴보면 지난해 지급수수료 증가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2018년 218억원이었던 휴젤의 지급수수료는 2019년 209억원, 2020년 161억원, 2021년 220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었으나 지난해 1년만에 약 78% 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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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메디톡스는 휴젤이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도용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증권업계에서는 휴젤이 지난해 ITC 소송과 관련해 120억원에서 150억원 가량의 법률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분석했으며, 올해는 법률 비용에만 200억원 넘게 지출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식약처와 소송이 진행 중이다. 2021년 11월 식약처는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4개 제품이 ‘국가출하승인’ 기준을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판매중지 및 품목허가 취소 등의 행정처분을 내리고 회수·폐기 절차에 착수했다.
같은 달 휴젤은 서울행정법원에 식약처의 행정처분에 대한 집행정지를 즉시 신청했다. 법원이 휴젤의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하면서 식약처의 행정처분 효력은 일시 정지됐지만 여전히 소송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보다 1년 먼저 이뤄졌던 식약처의 메디톡스 보툴리눔 톡신 국가출하승인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 관련 소송 최종 선고기일이 올해 7월로 예정돼 있는 만큼, 내년까지는 소송 관련 비용이 꾸준히 발생할 전망이다.
◇각종 소송에도 글로벌 진출로 실적 개선 전망
이처럼 올해도 휴젤의 소송이 이어지면서 지급수수료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성장하면서 부담은 줄어들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휴젤의 올해 연매출은 3393억원, 영업이익은 109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47%와 7.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휴젤과 금융업계는 주요 성장 포인트로 ‘글로벌 무대 확장’을 꼽는다. 휴젤의 대표품목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와 ‘더채움’은 현재 전세계 50여개국에서 품목허가를 획득해 판매가 이뤄지는 상황이다.
실제로 품목 허가 국가와 판매 국가가 늘어나면서 최근 휴젤의 주요 품목군인 톡신, 필러, 웰라쥬(화장품)의 수출 비중은 전체 매출액 대비 2020년 41.09%(867억원), 2021년 47.57%(1102억원), 2022년 51.58%(1452억원)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휴젤은 지난해 1월 유럽 HMA(의약품안전관리기구 연합체)로부터 보툴렉스(수출명 레티보) 50유닛의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하반기부터 유럽 주요 5대 시장 등에서 판매를 시작하면서 매출에 반영되고 있다.
가장 기대되는 시장은 역시 중국이다. 휴젤은 2020년 10월 중국 식품의약품관리국(NMPA)으로부터 보툴렉스 100유닛의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이어 2021년 2월에는 50유닛 제품에 대한 승인도 받았다. 지난해 4월에는 필러 제품(Persnica)의 중국 의료기기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중국에서 톡신과 필러 제품을 허가받았다. 중국에서는 현지 법인을 통해 의료인 교육 및 미용 컨텐츠 제공 등의 학술 마케팅 활동도 계속 진행 중이다.
ITC 소송의 경우에도 결과가 미국 내의 무역분쟁에서 적용되며, 다른 국가에서는 직접적인 효과를 미치지 않아 이미 휴젤이 확보한 무대에서는 사업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결과에 따라 이전 사례와 같이 로열티 지급 등의 방안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도 있다.
다만, 국내 식약처의 국가출하승인 위반 관련 행정처분의 경우 처분이 그대로 확정되는 경우 제품이 생산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수출도 어려워진다.
휴젤 관계자는 “앞으로도 보툴렉스 등의 품목허가 국가를 70개국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라며 “미국 허가와 관련해서는 서류 보완에 완벽을 기해 준비가 완료 되는대로 허가 신청서를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