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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수소 활용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고열과 수소 생산에 유리한 VHTR이 예전에 비해 많이 강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원전은 개발 단계에 따라 1~4세대로 나뉜다. 1세대는 인류 최초의 상업용 원자로를, 2세대는 1970년대 말 설립된 원자로를, 3세대는 1990년대 이후 설립된 원자로다. 4세대는 물 대신 가스나 용융염 등을 냉각재로 사용해 핵연료 사용주기를 높이고 안전성을 강화한 점에서 이전 세대 원자로와 차별된다.
국내에선 한국원자력연구원이 한수원과 자체 개발한 SMR인 ‘스마트’(SMART)를 개량해 혁신형 SMR로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물을 냉각재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경수로형인 3.5세대 SMR로 불린다.
비경수로형인 4세대 SMR은 앞서 원전 국제협의체인 4세대 원자력시스템국제포럼(GIF)이 100여개의 미래형 원전 후보 가운데 △VHTR △납냉각고속로(LFR) △소듐냉각고속로(SFR) △용융염원자로(MSR) △가스냉각고속로(GFR) △초임계압수냉각로(SCWR) 등 6개의 유망 원자로형을 선정했다. 주요국과 기업들은 현재 6개 노형별로 원전 개발과 투자가 활발한 상황이다.
GIF는 2001년 VHTR을 포함한 6개 노형의 4세대 원전을 개발하기 위한 국제포럼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일본, 프랑스, 캐나다, 스위스, 유럽연합(EU), 중국이 참여해 연구하고 있다. VHTR 개발에 한창인 기업은 미국의 엑스에너지사(X-Energy)로 320메가와트이(MWe)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와 DL이앤씨는 올해 초 엑스에너지사에 2500만달러 규모의 지분투자 및 핵심 기자재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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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일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VHTR은 900도 이상의 초고온의 열과 수소를 생산한다. 이는 국제사회의 탄소감축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기존 탄소에 기반한 철강산업에서 수소환원제철로 전환이 세계적으로 대두하고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다만 우리나라는 현재 MSR 기술개발에 좀 더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MSR은 고온에서 녹인 소금인 ‘용융염’을 냉각제로 사용하는 원자로다. 외부 노출 시 자연적으로 고체화돼 방사성 물질 누출 우려가 없는 게 특징이다.
4세대 SMR에 대한 연구개발도 중요하지만 우선 현재 세계최초로 표준설계 인허가를 받아 상용화가 가능한 단계에 놓인 3.5세대 한국형 SMR 사업인 ‘SMART’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있다. 혁신형 SMR 사업은 2030년대 세계 SMR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오는 2028년까지 6년간 총 3992억 원을 투입해 수출 등 경쟁력을 갖춘 차세대 SMR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윤경수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혁신형 SMR은 예타가 통과돼 추진하고 있고 4세대 SMR은 융용염원자로 사업단이 꾸려져 시범 사업을 하는 단계, VHTR은 개념설계를 끝냈으며 경제성을 찾기 위한 부분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책 정합성과 시급성을 따진다면 우선 기개발 완료된 SMART 사업에 집중해 내수시장과 수출 길이 열린 이후 4세대 SMR을 논하는 것이 맞는 방향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