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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지주, 5년간 이자이익만 182조원 벌어

노희준 기자I 2022.11.20 09:53:59

김성주 의원실 자료...수수료로 39조원 벌어
예대금리차 커져...당국, 은행에 수신금리 인상 자제 요청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예금상담 창구.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지난 5년간 5대 금융지주가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총 182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급 실적이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년간 5대 금융지주가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총 18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한 해동안 거둔 이자이익은 44조9000억원으로 5년전인 2017년 28조4000억원에 견줘 58% 늘어났다. 지난해 5대 금융지주가 거둔 전체 이익 가운데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2.5%였다.

비이자이익에서는 수수료 이익이 크게 늘었다. 은행들은 5년간 수수료 이익으로 39조3000억원을 벌었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급증으로 지난해 5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은 16조8000억원으로 5년전 9조1000억원에 비해 45.8% 불어났다. 5년간 5대 금융지주 당기순이익 합계는 61조원에 이른다.

은행권은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은 큰 이익을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7일 발표한 국내은행의 2022년 1∼3분기 이자이익은 40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조9000억원 증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금리 인상기에 은행의 이자이익이 크게 늘어나는 것은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더 빨리 더 큰 폭으로 오르기 때문이다. 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예대 금리차는 2020년 말 2.05%포인트(p), 2021년 말 2.21%p, 지난 9월 말 2.46%p로 계속 벌어지고 있다. 최근 예대 금리차(2.46%p)는 2014년 2분기(2.49%) 이후 8년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김성주 의원은 “경기가 좋아도 나빠도 치열한 경쟁 없이 이자 장사로 안정된 수익을 얻고, 이를 통해 과도한 배당과 성과급 잔치가 이뤄지는 것은 문제”라며 “약탈적 금융 사회가 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의 더욱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과도한 정기예금 등 수신금리 인상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은행은 예적금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결국 수신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리 조정을 너무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말아 달라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은행채 발행이 제한된 상황에서 예금 확보 경쟁에 사실상 제동이 걸리면 자금 조달 및 운용 부담을 완화할 건전성 규제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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