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연계에서는 LG아트센터 서울이 서울에서 다소 외곽지역인 마곡지구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센터장이 가장 신경 쓰는 점 또한 공연장에 대한 관객의 거리감을 어떻게 좁힐 지다. ‘확장성’과 ‘다양성’을 내세운 데에는 기존 역삼동 시절 관객은 물론 서울 강서 지역과 인근 경기·인천 지역 관객까지 LG아트센터로 끌어오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이 센터장은 “물리적인 거리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관객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난 7월 말부터 총 다섯 차례 테스트 공연을 했는데 많은 이들이 대중교통 연결이 편해 불편함이 없고, 막상 와보니 근처에 서울식물원도 있고 마곡나루 역 인근에 먹을거리도 많아 또 오고 싶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LG아트센터 서울이 새롭게 보여줄 라인업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도 크다. LG아트센터는 2021년 7월 연극 ‘코리올라누스’를 끝으로 자체 기획 프로그램을 중단했다. 특히 2020년부터 2년 넘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규모 해외 공연 유치가 어려웠던 만큼 LG아트센터 서울이 앞으로 어떤 새로운 공연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 센터장은 “내년부터 LG아트센터 서울의 색깔이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대극장인 LG 시그니처홀은 해외 공연을 비롯한 대작 위주로 운영하고, 소극장인 U+ 스테이지는 창작 중심으로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개념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크리에이터스 박스’(CREATOR‘s BOX), ‘클럽 아크’(Club ARC) 등 다양한 기획 시리즈도 준비 중이다. 이러한 다양성과 확장성이 기존 LG아트센터의 색깔을 옅어지게 만드는 것 아니냐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 센터장은 “다양한 관객이 다양한 시각으로 공연을 보게 하면서도 그 속에 LG아트센터 만의 색깔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오는 13일부터 진행하는 개관 페스티벌은 새로 개관한 공연장을 알리기 위해 국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렸다. 특히 개관 공연인 런던 심포니와 지휘자 사이먼 래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공연은 당초 초대로 진행하려고 했으나 최근 전석 판매로 변경해 40초 만에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역삼동 시절부터 ‘초대권 없는 공연장’이라는 원칙을 고수한 LG아트센터의 정체성을 이어가기 위함이다. 이 센터장은 “LG아트센터를 사랑하고 지지한 관객을 배제하고 개관행사를 하는 것이 맞는지 내부적으로 의문이 생겼고, 공연장은 공연으로 관객과 소통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물가 상승으로 공연 티켓 가격도 점점 비싸지고 있지만, LG아트센터 서울은 기존 역삼동 시대와 마찬가지로 자체 기획공연에 대해선 4만~8만원대 수준의 티켓 가격을 고수할 방침이다. 이 센터장은 “‘코리올라누스’ 마지막 공연 때 객석에서 관객 한 분이 ‘LG아트센터가 마곡으로 이사 가면 우리도 같이 가면 된다’는 말을 듣고 감동을 받았다”며 “새로 개관하는 LG아트센터 서울에서도 관객들로부터 ‘역시 LG아트센터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