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두렵지 않나" 묻자 …자원입대한 '미스 우크라' 답변은

이선영 기자I 2022.04.11 07:34:54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성폭력 등 전쟁범죄 정황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자원입대한 미스 우크라이나 출신 여성이 강인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월 입대한 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는 아나스타샤 레나는 9일(현지시각)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으로 한 누리꾼에게 “러시아군에게 성폭행당할까 봐 두렵지 않냐”는 질문을 받았다.

최근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폭로가 이어지자 이를 우려한 누리꾼이 그에게 질문한 것이다.

이에 대해 레나는 “이럴 경우에 대비해 수류탄을 지니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가까이 와도 된다. 그들을 지옥에서 기다리겠다”라고 답했다.

또 레나의 안전과 평화를 기원하는 이들의 질문에 그는 “승리가 다가오고 있다”며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레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있다. 지난 3일에는 다리가 잘린 우크라이나 소년의 사진을 올리며 “이것이 오늘날 우크라이나의 얼굴이다. 우리 아이들을 구해 달라.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을 멈춰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사진=뉴스1)
최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으로 퇴각하면서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을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전시 강간 증언들이 잇달아 나왔다. 글로벌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2월 24일부터 3월 14일까지 러시아군이 점령했던 체르니히우, 키이우 등 지역에서 성폭행을 비롯한 전쟁 범죄를 저지른 사례들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영국 가디언은 “집단 성폭행은 물론 심지어 자녀가 보는 앞에서 강간을 저질렀다는 증언도 있다”고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역시 7일 “러시아군에 의한 고문, 강간, 살인에 대한 더 많은 믿을만한 보고들이 있다”며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더 많은 잔혹 행위를 저지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시 강간은 지난 1998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관한 로마 규정’에 따라 전쟁범죄로 규정됐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ICC는 보고된 성폭력에 대해 수사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015년 ‘미스 그랜드 우크라이나’에 선정된 레나는 세계 미인대회에 우크라이나 대표 자격으로 참가한 바 있다. 이후 터키에서 홍보 매니저로 활동하던 그는 러시아의 침공이 본격화하자 “침략할 의도로 우크라 국경을 넘는 사람을 죽이겠다”며 입대 사실을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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