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공기업 중에 유일하게 관심 있는 한국남부발전. 취준생을 배려하는 채용절차(보듬채용)에 매력을 느꼈고 필기전형도 ‘전공+한국사+영어’라 내가 열심히만 한다면 가능성이 있는 회사라고 생각한다.”
포털사이트 공기업 취업 준비 모임 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한국남부발전의 ‘보듬채용’ 관련 글이다. 지난 18일 ‘탈락사유 고지법’인 채용절차법 개정안이 발의된 가운데 남부발전이 지난 2018년 공기업 최초로 도입한 ‘KOSPO 보듬채용’이 주목받고 있다.
남부발전은 채용 탈락자에게 강·약점 분석보고서와 맞춤 컨설팅, 채용정보 알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고서에는 다른 합격자와 비교해 필기전형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했던 과목이 어떤 과목이었는지, 채용면접에서는 어느 부분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는지를 분석해 알려주고 이를 보완하려는 방안도 제시한다.
‘남부발전은 보듬채용이 채용에 대한 인식전환을 전제로 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채용을 바라보는 시각이 기업에 필요한 우수 인재 채용에서 사회에 필요한 우수 인재 양성으로 바뀌어야 도입 가능한 제도라는 것이다.
남부발전 채용지원 자체가 취업 성공의 밑거름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한 이 제도는 지난 2019년 정부의 인사혁신 우수 사례로 선정돼 공공기관으론 유일하게 대통령상(금상)을 받았다. 지난해까지 분석보고서를 제공한 불합격자가 4000여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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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발전은 채용 과정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채용대행사, 본사 채용담당자, 검수조직 3단계에서 걸쳐서 채용과정을 검증하고 있다.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합격자뿐 아니라 수많은 불합격자까지 챙겨야 하는 인사담당자들은 제도 도입 초기 폭주하는 업무에 허덕였다. 남부발전은 이를 채용 프로세스 표준화와 챗봇을 활용한 FAQ 운영 등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여 해결했다.
보듬채용을 경험한 한 지원자는 “다른 회사와 차별화되는 프로그램을 통해 채용에 탈락하더라도 성장할 기회를 얻었다”며 “타 기관에도 확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부발전 관계자는 “채용 과정과 결과에 대한 정보 공개를 통해 합격자 평균과 비교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탈락자 본인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며 “채용결과 이해하기 어렵다는 민원은 줄어든 반면 채용 업무로 고생했다는 감사와 격려를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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