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의 디지털 전환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무엇보다 종이신문과 편집국 중심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말로는 ‘디지털 퍼스트’를 외쳤지만, 현실은 여전히 종이 신문이 우선이었다. 편집국 기자 인력과 디지털 기술 인력 간 융합과 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실패와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핵심은 ‘고급 저널리즘’에 있었다. 뉴욕타임스는 그들의 핵심이 저널리즘을 가장 중시하는 데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고품격 뉴스 콘텐츠가 바탕이 돼야 디지털 상품 유료화의 성공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영진의 뚝심도 영향을 발휘했다. 사주 가문과 최고경영진은 뚝심 있게 디지털 전환을 밀어붙였다. 그 결과 웹 디자이너와 개발자, 데이터 과학자, 비디오그래퍼 등 디지털 기술 인력이 편집국 기자에 이어 두 번째로 숫자가 많은 직군이 됐다. 두 직군 간 유기적 협력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책을 집필하기 위해 저자는 뉴욕타임스에 관한 언론학자들과 뉴욕타임스 출신 전ㆍ현직 언론인들이 쓴 저작물과 미국의 각종 저널에 실린 논문, 언론 기사는 물론 뉴욕타임스의 각종 보고서, 발표문, 보도자료, 심지어 사보까지 섭렵했다. 어떻게 뉴욕타임스가 ‘나 홀로 성공’을 이룰 수 있었는지 벼랑 끝 위기에 몰렸던 2000년대 초반 상황, 이를 이겨내고 기술 중심의 ‘디지털 구독’ 중심 기업으로 변신한 스토리를 ‘사람’과 ‘전략’, ‘시대 변화’라는 관점에서 생생하게 보여준다.
책은 디지털 전환 말고도 뉴욕타임스에 대한 세세한 정보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편집국 기자들과 논설위원, 칼럼니스트들의 남녀별, 인종별, 연령대별 구성, 본사 사옥의 층별 구성, 편집국 내 사용 언어 수, 종사자들의 급여 수준, 오늘의 뉴욕타임스를 만든 주요 인물과 사건, 에피소드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