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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공시가 논란…"공시가=실거래가, 근본적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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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나 기자I 2021.04.06 06:00:57

제주도·서초구 공시가 지자체 이양 요구…세종시도 공시가 인하 요청
부동산 개별성 표본수 확대 필요…예산 부담, 산정 주기 늘려도
'보수적' 감정평가 후 정책목적에 따라 활용해야

원희룡 제주도지사(오른쪽)와 조은희 서울시 서초구청장이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정부의 불공정한 공시가격 정상화’를 위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신수정 이데일리 기자)
[이데일리 하지나 신수정 기자] 공시가격 급등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제주도와 서초구가 앞장서서 공시가 산정 권한 이관을 요구하는 한편, 세종시는 공시가 하향 조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공시가격 제도의 입법 취지와 목적에 맞춰 평가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공시가 급등에 지자체 잇따라 반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5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동산 공시가격 제도개선 공동 건의문을 발표했다. 공동 건의문에는 △공시가격 산정근거 공개 △현장조사 없는 공시가격 산정 중단과 전면 재조사 △공시가격 상승 중지 △전년 대비 공시가격 급등시 동결 △전국 모든 단체장의 공시가격 검증센터 설치 및 합동조사기구를 구성 △부동산 가격공시 결정권의 지자체 이양 등이 포함됐다.

제주도의 경우 전체 공동주택의 3분의 1이 국토교통부 발표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1.72%)을 초과해 올랐다고 주장했다. 서울 서초구 역시 △현실화율이 90%이상인 경우 △전년 거래 발생으로 서민주택의 공시가격이 100% 이상 상승한 경우 △임대 및 분양아파트의 공시가가 역전한 경우 △동일 아파트에서 종부세 부과 대상 여부가 엇갈린 경우 등 4가지 유형별로 오류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원희룡 도지사는 “제주도 공동주택 7채중 1채가 오류이며, 그 오류는 소형 저가주택 즉 서민주택일수록 집중되고 있다”며 “공시가격이 부실하게 산정됐는데도 공시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서민에게 더 가혹한 공시가격 현실화를 멈추고 부실공시가격 실태조사에 전국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세저항 커질 듯”…지자체 이관 현실적 한계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지자체의 반발이 거세다. 올해 공시가격이 평균 70% 이상 급등한 세종시의 경우에도 시민 반발이 거세지자 국토교통부에 공시가격을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강남구의 경우 1가구 1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인 9억원을 12억원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기획재정부에 건의하기도 했다. .

공시가 조사·산정 권한의 지자체 이관 주장에 대해서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각 지역별 특수성을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지자체별 전문 인력과 예산의 편차가 있는데다 자치단체별 가격 등락률이 크게 벌어질 경우 조세저항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방송희 주택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마다 역량에 차이가 있다”면서 “공시가격이 조세부과 목적 외에도 기초연금 등 사회복지정책과도 연동되는 만큼 전국적인 평가 체계와 형평성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재산세는 지자체에서 거둬들이는 세금이니깐 지방분권적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하지만 전문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권한을 이양하는 것은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표본수 늘리고, 평가 방식 변해야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 표본수를 늘리는 방안도 제기된다. 지난해 표준지 공시지가의 조사·평가에 참여한 감정평가사는 1080명에 불과했다. 1인당 평균 조사·평가 필지수는 759필지였다. 공동주택도 조사에 참여한 인원은 부동산원의 총괄 실무자를 포함해 520명이다. 1인당 평균 조사·산정량은 약 845동에 달했다.

물론 막대한 비용은 부담이다. 지난해 표준지 및 개별공시지가 조사에 투입된 예산은 949억6000만원으로 2019년 대비 43억원 늘었고, 공동주택가격 조사·산정에는 194억7000만원이 들었다. 전년 대비 12억1000만원 증가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는 “부동산의 개별성 때문에 표본 수를 늘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예산이 문제라면 차라리 3년마다 공시가격 산정을 하고 물가 상승률이나 지가 상승률을 반영하는 방안도 고려해볼만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시가격과 시장가격이 같아야 하는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2016년부터 부동산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부동산 가격 공시제도를 도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어 10년내 시세 90% 수준으로 공시가격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거래가에 따라 공시가격이 달라질 경우 이를 절댓값으로 놓고 건강보험료, 기초·노령연금 수급 대상자를 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행 공시가격은 과세 뿐만 아니라 시장의 정보제공, 거래 지표는 물론 60여개의 정부 정책의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방 연구위원은 “공시가격이 과도하게 올라갈 경우 고령 1주택자의 경우 세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면서 ”조세는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공시 제도 안에서 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감정평가사는 “부동산가격공시제도 도입과 입법 취지를 고려했을 때 공시가격을 시세나 시가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공시가격을 감정평가 기준으로 엄격하게 적용한 뒤 각 정책 목적에 맞게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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