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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확대경]이인영은 왜 트러블메이커가 될 수밖에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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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21.03.15 06:00:00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쯤되면 ‘트러블메이커’(Trouble Maker)라 할만하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얘기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외교안보라인에서 최근 유독 눈에 띄는 ‘화제의 인물’이다. 하루에 많게는 2~3번. 대북 스피커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장관은 새로운 대북정책을 준비 중인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제재 완화 필요성을 거듭 피력하면서 국내외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달 26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는 “제재의 목적이 아니었는데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들의 삶이 어려워졌다면 이런 점들은 어떻게 개선하고 갈 것인지 분명히 평가하고, 짚고 넘어가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가 국내외 보수진영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바이든 정부가 인권을 중시하는 만큼 한미 간 갈등 요소로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사진=뉴스1).
코로나19를 매개로 한 남북 협력 띄우기에 본격 나선 뒤로는 ‘북한 퍼주기’ 논란으로 연일 뜨겁다. 실제 북한을 향한 이 장관의 러브콜은 미국 대선 이후 거의 매일 등장한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북한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한다. 이 장관 스스로 “모노드라마를 쓰는 심정”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이 장관의 행보는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변곡점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남북 관계의 교착 국면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뒤 북한의 남한 패싱이 길어지고 있고 한반도 질서를 결정하는 구조도 ‘남북미’에서 ‘남북중미’로 전환됐다. 군사적 긴장과 갈등이 급속도로 높아질 위험도 있다. 바이든 정부가 대북정책을 마무리하고 어떤 식으로든 행동으로 옮기게 되면 한국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할 영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 장관이 스스로 ‘트러블메이커’를 자처하면서도 말과 행동을 아끼지 않는 건 이런 위기의식이 전제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이 장관의 언행이 다수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당장 야권에서는 이 장관의 언행을 향후 대선을 염두에 둔 행보로 의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국민적 지지를 얻었던 걸 의식한 행보라는 지적이다.

북한의 반응도 이 장관을 곤란하게 하는 요소다. 이 장관의 곡진한 애씀에도 북한으로부터 긍정적 시그널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한반도 정세는 현재 최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이 장관이 유연한 해법을 주문해온 한미 연합군사훈련은 지난 8일부터 대폭 축소해 실시 중이다. 오는 17일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미 외교·국방 수장이 한국을 방문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 국민, 그리고 국제사회와의 교감이다. 이 장관이 속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 생) 이후 세대에게 통일은 ‘당위’가 아니다. 국제사회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

“평화로 가는 오작교를 만들 수는 없어도 노둣돌 하나는 착실하게 놓겠다.” 통일장관 지명 직후 이 장관이 던진 말이다. 문병란 시인의 시 ‘직녀에게’를 차용한 이 말에 그의 통일에 대한 집념이 드러난다.

이 장관에게 필요한 건 다수의 ‘인정’이다. 그러기 위해선 모노드라마 속 주인공에서 나와야 한다. 선언적이고 자가발전적인 언어가 아닌 국민의 언어로 국제사회와 좀 더 치밀한 액션으로 연기할 필요가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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