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경륜 개점휴업에 불법베팅 5배 폭증…도박중독 비상

이진철 기자I 2020.09.30 06:30:30

코로나19 편승 불법도박 성행, 피해자 속출
한국마사회, 온라인 중독예방 인프라 구축

경마를 임시 중단한 지난 4월 서울 경마공원이 텅 비어있다. 한국마사회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코로나19로 매주 경마팬들이 한 데 모여 환호성을 내지르던 경마공원은 반년 넘게 관객들의 발걸음이 끊겼다. 경마는 멈췄지만 불법 경마를 비롯한 불법 도박은 여전히 성행하며 피해자는 속출하고 있다. 불법 도박업자들은 일본 등 여전히 경마, 경륜 등이 진행 중인 나라의 영상을 중계해 불법 도박을 유인하고 있다.

한국마사회가 홈페이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챗봇을 활용한 온라인 도박중독 예방 인프라를 구축해 ‘온택트(비대면) 상담’ 활성화에 나선다.

◇ 한국마사회 ‘유캔센터’, 도박중독 예방상담 치유기관

유캔센터는 도박, 게임 등 행위중독의 예방과 치유를 위해 한국마사회가 지난 1998년 국내 최초로 개설한 중독 예방상담 치유기관이다. 한국마사회는 이용자들의 상담문턱을 낮춰 내방을 독려하고자 고객 접점 현장을 중심으로 유캔센터를 운영해 왔다. 특히 올해는 경마장과 장외 발매소 전 사업장에 유캔센터를 설치하며 현장 중심의 예방 인프라를 완비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전으로 이어지고 고객 입장 재개가 지연되며 기존 현장 중심 중독예방활동이 불가능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경마를 비롯한 합법 사행산업 중단으로 이용자들의 허전한 틈을 타 불법 도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일본의 경마·경륜·경정 영상을 송출하며 불법 베팅을 진행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 따르면 지난 2월 합법 경륜·경정 휴장 이후 공단에 신고된 불법 도박 신고건수가 전년 대비 약 500% 폭증했다.

한국마사회 역시 같은 기간 1600여개의 불법경마 사이트를 폐쇄 처리했다. 실제로 2018년 사행산업 관련 통계에 따르면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에 찾는 이들 중 약 90%가 불법도박과 관련된 상담이었다. 한국마사회 유캔센터에서 이뤄진 상담도 경마는 올해 7월말 기준 20%에 불과했고 나머지 약 80%는 불법도박 관련 상담이었다.

◇ 온라인 중독예방 활동 인프라 구축 필요성 절실

늘어가는 불법도박 폐해와 중독 예방 활동 공백에 대응하고자 유캔센터는 온라인 중독예방 활동 인프라를 구축했다. 기존 홈페이지를 고객접근이 쉽도록 리뉴얼하고, 스마트폰에서도 손쉽게 중독예방상담이 가능하도록 한국마사회 어플리케이션에 유캔센터 콘텐츠를 신규 탑재했다.

동시에 경마팬들이 주로 사용하는 플랫폼인 ‘경마방송(KRBC)’ 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채널에 ‘유캔센터 중독예방상담 챗봇’을 신규 론칭해 경마 고객의 접근성을 제고했다.

이를 통해 경마공원 및 지사를 방문하지 않아도 손쉽게 온라인을 통한 온택트 1대 1 상담을 진행할 수 있다. 전화상담 및 이메일상담도 진행하고 있어 이용자의 성향별 맞춤상담이 가능하다. 동시에 중독여부에 대한 자가진단, 중독예방수칙 안내 등 관련 교육 콘텐츠도 확인할 수 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월23일부로 고객 입장을 중단했으며, 9월1일부터는 무고객 경마 역시 중단한 상황이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마 중단이 장기화되며 말산업 전체가 기근을 겪고 있다”면서 “중독예방 활동을 필두로 온라인·비대면으로의 사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전사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캔센터 홈페이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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