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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이데일리가 진행한 코로나19 관련 크레딧전문가설문 결과 164명의 유효응답자 가운데 85명(51.8%)은 하반기 크레딧물 투자 계획에 대해 ‘현행 유지’로 답했다. 하반기에 비중을 늘리겠다는 응답자는 49명(29.9%)이었으며 비중을 축소하겠다는 응답은 30명(18.3%)이 했다.
한 증권사 채권상품 센터장은 “크레딧 시장이 ‘A+’등급 이상의 협소한 시장으로 변하다 보니 껍데기는 커졌으나 알맹이는 없는 게 문제”라며 “하반기 크레딧 시장 심리는 안정화에 쏠려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크레딧물 비중 변경(확대 또는 축소)을 검토한다면 그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 10% 이내라는 답이 86명(52.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0~20%는 45명(27.4%), 20~30%는 21명(12.8%) 수준이다. 30~50% 변경은 9명(5.5%)에 불과했고 50% 이상은 3명(1.8%)에 그쳤다.
이는 업종별·등급별 양극화 심화와 스프레드 차별화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크레딧 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에서도 응답자 164명 가운데 114명(69.5%)이 업종별 양극화와 스프레드 차별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봤다.
한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하반기 크레딧 시장이 전반적으로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며 “스프레드 차별화가 일어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안전지향적 성향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렇다 보니 크레디트 비중 확대 시 ‘AA’급을 늘리겠다는 응답자는 95명(57.9%)에 달했고 ‘AAA’급도 40명(24.4%)이 늘리겠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비중 축소 시 ‘A’급을 줄이겠다는 응답자는 74명(45.1%)으로 가장 많았고 ‘AA’급 축소가 31명(18.9%)으로 뒤를 이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급에 대한 투자 선호도는 낮아지는 상황이라 안타깝다”며 “실질적인 크레딧 시장의 주류는 A급인데 투자자들은 운신의 폭을 스스로 좁혀버리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섹터별로 보면 비중 확대는 회사채가 72명(43.9%)으로 가장 많고 공사채(38명, 23.2%), 캐피탈채(26명, 15.9%) 순으로 집계됐다. 섹터별 축소도 회사채가 65명(39.6%)으로 가장 많았고 캐피탈채 52명(31.7%), 은행채 18명(11.0%) 순으로 조사됐다.
한 증권사 채권상품 센터장은 “공사채 비중을 늘리겠다는 것은 전반적인 투자심리가 안전자산 선호로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회사채의 경우 벤치마크(BM, 기준수익률)만큼 회사채 비중을 담은 운용사 등이 늘린다고 답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크레딧 전문가 긴급설문조사는
연기금, 증권, 운용, 보험, 은행 등에 소속된 크레딧 애널리스트, 채권 매니저, 브로커, 투자은행(IB) 담당자 등 전문가 166명이 응답했고 이중 크레딧 업무 1년 미만인 2명을 제외한 유효응답자 164명의 설문 결과를 토대로 분석했다. 담당업무별로는 △크레딧 애널리스트 53명 △채권매니저 78명 △채권브로커 12명 △기타 21명이다. 소속기관별로는 △증권 66명 △운용 48명 △연기금 공제 19명 △보험 18명 △은행 10명 △기타 3명이다. 이와 별개로 국내 신용평가 3사에도 신용평가 업무와 이해상충이 없는 부분에 한해 설문을 진행해 30명의 유효응답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