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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에 있는 아시아소사이어티 미·중 관계센터 소장인 오빌 셸 박사는 비지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과 중국의 마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오랜 기간 공생(共生)관계에 있었다. 중국이 물건을 대량생산하면 미국은 이를 저렴한 가격으로 마음껏 소비했다. 미국이 소비력을 유지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하면 중국은 미국과의 교역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미국 채권을 매입하면서 세계 경제가 유지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이같은 공생관계는 무너져 가고 있다. 미국은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의 지위를 무너뜨리려고 하고 중국은 이에 반발하며 자신만의 독자적인 세계경제 질서를 구축하려고 나서고 있다. 셸 박사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세계화의 핵심이었다”며 “이 관계의 붕괴는 엄청난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화웨이 이어 금융까지 전방위로 中 압박하는 美
세계경제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려는 미국의 전략은 무역·금융·외교 등 전방위에서 이뤄지고 있다.핵심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것이다. 국제연합(UN)에 따르면 중국을 201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제조국이 됐으며 2018년 세계 생산량의 28%를 담당하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를 검토하는 동시에 미국으로 돌아오는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신뢰할 만한 파트너 국가들과 글로벌 공급망을 재구성하는 ‘경제반영네트워크’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 “호주·인도·일본·뉴질랜드·한국·베트남과 함께 세계경제를 진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기술굴기를 막기 위해 연결고리를 끊는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화웨이 규제다.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등 아직 중국이 기술적으로 미흡한 부분을 다른 나라 기업을 통해 보전하려는 시도를 원천 차단한 것이다.
미국 정부가 노리는 중국의 또 하나의 아킬레스건은 금융이다.
중국 경제 역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으면서 대대적인 경제부양이 절실하지만 기업·지방정부 부채규모가 만만치 않다. 그렇다고 기축통화국인 미국처럼 마음껏 위안화를 찍으면 화폐가치가 폭락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절실한 것이 바로 외자 유치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연기금의 중국 주식 투자를 금지하고,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에 대한 회계조사를 예고해 글로벌 투자자금이 중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견제하고 있다.
미·중 갈등은 국제사회 외교전으로도 비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등은 코로나19 발원지로 중국 우한 바이러스연구소를 지목하며 중국 공산당 책임론을 정면으로 거론했다.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중국정부의 압력에 그동안 국제기구에서 소외된 대만을 옵저버(Observer) 자격으로 세계보건기구(WHO) 회의에 참석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단순히 경제적 이해관계가 아닌 이데올로기 대결로 번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주펑 중국 난징대 교수는 뉴욕타임즈(NYT)에 “미국 정부가 공산당 통치를 비정상적으로 취급하고 중국 최고지도자들에게 주홍글씨를 부여하려고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中 겉으로는 “협력” 강조하며 물밑 보복
아직 국제무대에서 상대적으로 약세인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상호협력을 강조하면서 물밑에서는 보복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양새다. 특히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하는 국가나 기업에 대해서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단교”를 언급하자 “두 나라가 협조해 감염병을 이겨내고 경제 생산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상호협력이 절대적이다”라며 절제된 반응을 내놓았다.
그러나 같은 날 중국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즈는 중국이 미국 기업들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블랙리스트)에 포함하는 등 강력한 반격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퀄컴, 시스코, 애플 등 미국 기업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이들 기업에 제재와 조사를 진행하고, 보잉사로부터 항공기 구매를 잠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정부가 이같은 조치를 당장 실행하지는 않더라도 비공식적인 방법으로 얼마든지 보복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이 지난 13일 호주 도축장 4곳에서 생산한 육류 수입을 중단한 게 대표적 사례다. 수입이 중단된 호주산 육류는 전체 중국 수입량의 3분의 1에 달한다. 중국 정부는 이들이 검역 규제를 위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코로나19에 대해 WHO 통제를 배제한 독립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호주정부에 대한 경제보복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에 대한 직접 보복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수단은 많다.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인 중국세계화센터(CCG)의 빅터 가오 부사장은 미국 국고채 매각이나 향후 구매 중단, 애플 제품에 대한 통제 강화 등을 언급하며 “중국에서 만든 애플의 모든 제품을 검사해 선적을 3개월만 늦추더라도 애플은 망가질 정도로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혼란 속에서도 동·남중국해에서의 군사활동을 강화하며 장악력을 강화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군 항공모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며 군사적 공백이 생기자 틈을 놓치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달 12일 중국은 대만해협에서 항공모 랴오닝함, H-6 장거리 폭격기 등을 대거 동원해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엿새 후인 4월 18일에는 남중국해에 새로운 행정구인 ‘서사구’와 ‘남사구’를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이 곳을 실효지배하겠다는 이야기에 베트남은 강력 반발했다.
중국의 잇따른 군사도발에 미국도 중국이 매립한 남중국해 인공섬 12해리(22km) 이내 함선을 파견하는 ‘항행의 자유’ 작전을 2일 연속 실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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