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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베뉴보다 한참 떨어져”…고덕그라시움서 입주민vs시공사 갈등

김미영 기자I 2019.08.21 04:00:00

입주예정자 "벽면 줄눈도 안맞아"
커뮤니티센터 부실 시공 주장
컨소시엄 건설사 "사전점검 곧 시작
23일부터 개선작업 이뤄질 예정"

온라인 한 카페에 올라온 서울 강동구 래미안솔베뉴(왼쪽)와 고덕그라시움 커뮤니티센터 내부 비교 사진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시공은 엉터리이고 마감은 조악하다. 공사비가 비슷했던 주변 새 아파트 ‘래미안 솔베뉴’에 비하면 격이 너무 떨어진다.”

서울 강동구의 재건축 대장주로 주목 받아온 아파트 ‘고덕그라시움’이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부실 시공’ 논란에 휩싸이며 진통을 겪고 있다.

고덕그라시움은 기존 고덕주공2단지를 4932가구로 재건축한 대단지로 대우건설·현대건설·SK건설 등 대형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에 참여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이 단지 내 수영장과 사우나 등을 갖춘 커뮤니티센터 시설이 부실하게 시공됐다며 불만을 제기하면서 잡음에 싸였다. 반면 시공한 회사들은 아직 마무리 작업 중으로 ‘부실’ 시공은 아니라고 반박하고 있어 입주까지 양측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스피커엔 녹물 흐르고, 유아풀엔 계단 없어”

최근 한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에 고덕그라시움과 인근에서 삼성물산이 지은 아파트 ‘래미안 솔베뉴’를 비교하는 글이 올라와 게시판을 달궜다. 두 단지 커뮤니티센터 안팎의 수십 군데 유사한 공간을 대조시킨 사진들과 함께다. 이 게시물은 본래 한 입주예정자가 고덕그라시움 입주예정자들만의 카페에 올렸던 것으로 이번에 외부로 알려지게 됐다.

본 게시글엔 커뮤니티센터 입구부터 리셉션 공간, 어린이집 외관, 사우나와 라커룸 내부, 수영장 내부 등에 대한 상세한 비교 대조가 담겨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크게 세 가지 분야를 문제 삼으며 ‘부실’ ‘하자’를 주장하고 있다. 우선 시공에 들어가기 전에 커뮤니티센터의 완공 시 모습을 실감 있게 볼 수 있는 투시도조차 제작·배포하지 않았다는 절차상의 문제 제기다. 한 입주예정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투시도를 본 적이 없고 단면도만 갖고 커뮤니티시설을 지은 것으로 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두 번째는 내용상의 문제다. 마감재 재질과 시공 완성도 등이 떨어진다는 게 입주예정자들의 주장이다. 실제로 온라인 카페에 올라온 래미안 솔베뉴와의 대조 사진을 보면 일부 확인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고덕그라시움의 경우 사우나와 화장실 등 몇몇 공간들에서 벽면과 바닥 타일의 줄눈이 맞지 않은 부분들이 눈에 띈다. 입주예정자는 “샤워실에 달린 조명과 수영장에 달린 스피커는 너무 값싸 보여 온라인 쇼핑몰에서 찾아보니 각 3만원대에 불과하고 스피커는 이미 녹물이 흘렀다”고 했다. 그는 “출입문과 벽지를 같은 시트지로 발라놓아 구분도 안되게 하는 등 특화된 게 없는 걸 넘어 조악하다”고 분을 참지 못했다.

안전상의 문제제기도 더해졌다. 수영장내 유아풀에 아이들을 위한 계단이 없고 실내 농구장 공조기(온도습도조절기)가 매립되지 않은 채 낮게 설치되는 등 안전사고 우려 지점들이 있단 주장이다. 입주예정자 측은 “솔베뉴보다 분양가와 공사비가 더 높거나 비슷한 것으로 아는데 시공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니냐”면서 “건설사들이 하자, 부실을 개선하지 않고 다음달 30일 준공을 기해 손을 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덕그라시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2338만원, 지난 7월 입주한 래미안솔베뉴는 3.3㎡당 2300만원이다. 커뮤니티센터의 공사비는 고덕그라시움 3.3㎡당 438만8000원, 래미안솔베뉴는 최초 439만5000원에서 추가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덕그라시움 커뮤니티센터 내부. 공조기가 외부 노출된 농구장, 수영장 내부의 녹슨 스피커
◇ 컨소시엄 측 “부실시공 주장 수용 못해”

컨소시엄 입장은 전혀 다르다. 세 건설사 모두 공식적으로는 “하자가 발견된다면 준공 전 바로잡는 건 당연한 일”이면서도 비공식적으로는 입주예정자들의 문제제기에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공식적인 창구인 조합을 통해 나온 입장이 아닌데다 아직 완공된 상태도 아니란 해명이다. 더구나 예비입주자들 불만 제기의 기저에 깔린 ‘고급화’ 요구는 공사비를 추가 부담해야 해결될 문제란 게 건설사 측 입장이다.

컨소시엄 한 건설사 관계자는 “투시도를 보지 못했단 건 일방적 주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입주 전엔 100% 완벽한 아파트가 나올 수 없다. 준공 전 서너 달 동안 시공상 하자를 체크해 고친다”며 “입주자 사전점검을 통한 개선 작업도 이달 23일부터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문제제기를 하는 분들은 건설업의 프로세스를 모르는 것”이라며 “부실시공이란 주장은 수용하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설령 안전상 문제가 있다해도 조합의 요구 없이는 우리가 임의로 도면을 고칠 수 없다”며 입주예정자들의 ‘대표성’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추가 비용이 드는 마감재 고급화엔 조합원들간 이해관계가 엇갈려 조합과의 조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래미안 솔베뉴와 고덕그라시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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