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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편견부터 지워라

장병호 기자I 2019.07.10 05:04:01

팩트의 감각
바비 더피|360쪽|어크로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한 설문조사기관에서 14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당신이 살고있는 국가에 65세 이상 인구는 몇 %일까’란 주제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사람들이 생각하는 노인인구의 비율은 실제보다 훨씬 높았다. 한국의 경우 사람들은 65세 이상 인구의 비중을 32%로 추정했지만 실제로는 16% 수준이었다. 고령화 문제를 다룬 뉴스를 접한 사람들이 사실을 확대해서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 10대들의 출산율 조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일본에서 15~19세 소녀의 출산율이 27%에 달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0.4%에 불과했다. 사람들이 대부분 자신의 믿음을 ‘사실’로 간주함을 잘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사람들이 무지해서일까. 세계적인 여론조사기관 입소스 모리의 글로벌 담당 이사이자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정책연구소장인 저자에 따르면 이는 학력이나 직업 등과 무관한 결과다. 미디어를 통한 문제 이슈화가 만든 ‘이미지’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끈끈하게 들러붙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저자는 “우리 대부분은 무지하지 않다. 그보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무지’는 말 그대로 ‘알지 못함’이지만 ‘잘못된 인식’은 “현실을 완전히 오해한 것”이다. 그는 “잘못된 인식이 무지와 다른 점은 사람들이 굳은 확신을 품고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며 스스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팩트’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이 ‘사실’이라고 믿는 생각을 쉽게 바꿀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언론과 소셜미디어, 정치인과 기업들을 통해서만 이야기를 듣고 판단하기에, 사람들이 편견과 선입견에 갇혀 있기 쉬운 환경이 됐다고 지적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가짜뉴스’에 대해서도 허위정보가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 잘못된 메시지를 강화하고 퍼트리는 시스템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저자는 ‘팩트 감각을 살려주는 열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미디어에 속지 말고, 감정으로 받아들이되 판단의 순간에는 신중하게 통제하며, 극단적 사례에 휘둘리지 말고 필터 밖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를 갖는 것 등이다.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시대에 무엇이 ‘사실’인지 알고 싶다면 눈여겨볼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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