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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공공플랫폼]시장님 치적사업 전락..민간과 불공정 경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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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희 기자I 2019.04.04 06:00:00

제로페이 3월 결제액 12.3억 그쳐
박원순 구청별 평가에 공무원 반발
정부사업에만 40% 소득공제율 혜택
택시호출앱 ''지브로'' 20억 들였지만
택시 기사들 외면에 유명무실

[그래픽=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유재희 박일경 기자] “민간영역에 정부가 뛰어들면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공공기관 주도의 앱 등 플랫폼 개발사업이 단체장의 ‘치적사업’으로 추진돼 세금만 낭비한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또한 민간영역에 정부가 관여하면서 불필요한 경쟁만 부추기는 등 시장교란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로 ‘제로페이’가 꼽힌다. 제로페이는 정부와 서울시가 최저임금 과속 인상으로 고통받는 소상공인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명목으로 지난해 12월 내놓은 QR코드 기반의 결제수단이다. QR코드 등을 통해 소비자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결제대금을 이체하는 방식으로 결제대행회사와 카드사를 거치지 않아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주장이다.

‘박원순의 제로페이’ 치적 원했나…성과는 없고 민간과 불공정 경쟁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로페이 성공에 총력을 쏟고 있다. 박원순의 치적사업으로 분류되는 제로페이가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조기 안착에 실패하면서 수수료 부담 ‘제로’가 아니라 사용자 ‘제로’라 제로페이 아니냐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3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올들어 제로페이 결제금액은 1월 2억8300만원에서 2월 5억3000만원, 3월 12억3800만원으로 매월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개인카드(신용·체크·선불)의 월평균 결제금액이 58조원 규모인 것과 비교할 때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아직 초기라는 것을 고려하더라도 서울시가 ‘시정 4개년 계획’에서 밝힌 2019년 제로페이 이용액 목표액 8조5300억원에도 한참 못 미친다.

이렇다보니 제로페이 성과 내기에 조급해진 박 시장은 제로페이 실적 할당, 구청별 평가, 강제 공무원 동원 등을 하다 공무원들의 반발을 낳기도 했다. 또한 소득공제율 40% 추진 외에도 교통·후불결제 기능 탑재, 전국 6대 편의점에 대한 일괄가맹 계약 등 가맹점 확대 추진, 계산절차 간소화를 위한 바코드 인식 결제단말기(POS) 연동 시스템 구축, 포인트 충전 결제방식 도입, 공공시설 이용료 할인 등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고 있다. 홍보 예산도 서울시 38억원, 중소벤처기업부 60억원등 총 98억원을 편성하며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실정이다.

박 시장이 제로페이 활성화에 지나치게 집중하면서 일부에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소상공인의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는 게 목적였다면 민간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간편결제시장을 더 육성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했으면 될 일이지 굳이 서울시가 간편결제를 만들 이유가 있었냐는 것이다. ‘박원순의 제로페이’ 같은 치적이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다.

또한 막대한 예산 투입에도 제로페이가 신용카드와 경쟁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제로페이가 신용카드의 할인·적립 등의 혜택과 신용공여(외상거래), 할부기능, 결제의 간편성 등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민간과의 불공정 경쟁을 하는 모양새마저 포착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POS 연동, 후불결제 기능 등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해 추진하는 것 등이 기존 신용카드 결제 시스템을 따라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수수료 인하 등) 당초 정부가 내세운 취지와 맞는 건지도 의문”이라며 “다른 간편결제에 없는 40%의 소득공제율이 정부 사업에만 적용되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소한 민간과의 불공정한 경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탁상행정의 결과물…민간영역은 민간에 맡겨야”

서울시가 민간시장에 뛰어든 것은 제로페이가 처음은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 2017년 12월 택시호출앱 ‘지브로’를 개발했다. 카카오택시 등 민간기업 주도로 형성된 시장에 서울시가 후발주자로 뛰어든 셈이다. 카카오택시와 다른 점은 택시기사가 승차객의 목적지를 알 수 없도록 한 점이다. 당시 서울시는 택시기사들이 목적지를 골라태우는 병폐를 없앨 수 있다고 홍보했다.

지브로 다운로드는 10만을 넘겼지만 되려 택시기사들이 ‘지브로’ 앱 호출을 거부하면서 현재는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앱 개발비와 홍보비로 투입한 약 20억원의 혈세만 낭비한 꼴이 됐다.

이는 비단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부청사가 이전한 세종시도 ‘시민주권특별자치시’를 내걸고 시민들과 양방향 소통을 강조하며 공영자전거 어울링, 세종데이터실록, 정책고객소통시스템, 시민투표 세종의 뜻 등을 4억원 넘게 들여 개발,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이들 앱을 사용하는 시민들은 일 평균 10.2명(어울링), 0.1명(데이터실록), 0.8명(소통시스템), 1.6명(시민투표) 등으로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업계 관계자는 “현장의 수요·공급 예측에 실패한 탁상행정의 결과물 아니겠냐”며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책이 나오거나 민간영역은 민간에 맡기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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