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북·중 접경지대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 압록강 주변은 신의주나 평양 등 북한의 주요 도시로 가려는 중국인 관광객(유커)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여름방학 성수기를 맞아 북한으로 가려는 유커가 대거 늘어났기 때문이다. 단둥에서 출발해 평양으로 가는 국제열차는 8월까지 매진된데다 신의주와 단둥을 오가는 버스는 하루 평균 40~50대가 운행된다. 중국의 북한전문여행사인 ‘IN DPRK’는 지난달 북한을 찾은 유커가 1월에 비해 100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여행 상품도 개발 중이다. 연변일보에 따르면 최근 중국인 관광객 50명은 육로로 지린성 연변조선족자치구 안투현 쌍목봉을 거쳐 북한 량강도 삼지연군, 백두산 천지를 관람하고 중국으로 돌아왔다. 철도로 베이징남역을 출발해 선양, 단둥을 거쳐 북한 신의주, 평양, 개성, 판문점을 구경하는 ‘북·중 문화체험여행’도 출시됐다.
중국은 지난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에 대한 독자 제재로 랴오닝성과 지린성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 대해 대북 관광을 제한했고 중국 내 대북감정도 악화됐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의 비핵화에 의견일치를 본 뒤 ‘혈맹관계’를 복원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에 대한 빗장을 풀고 있다.
특히 관광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에도 제외돼 있는데다 중국으로선 지역 정부의 경제 활성화와도 연결된 만큼 북한 관광상품을 장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모든 노선이 열린 것은 아니다. 육로와 달리 하늘길은 막혀 있다. 중국은 당초 상하이, 청두, 시안과 평양에 직항노선을 개설하기로 했지만 최근 이 계획을 무기한 중단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불거지고 미국이 중국에 북한 제재 완화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자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한 외교소식통은 “철도나 육로를 이용해 북한 관광을 활성화하는 움직임이 뚜렷한 만큼, 독자 대북 제재였던 관광과 인적 교류제한은 완전히 풀렸다고 봐야 한다”며 “중국 정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를 지키면서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하며 서서히 대북 압박을 풀자는 주장을 국제사회에 내놓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