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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박 전 대통령 탄핵안 인용 1년을 사흘 앞둔 7일 금 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1년을 돌아보면서 탄핵이 남긴 교훈으로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기본권의 소중함을 알게 된 것’을 첫손에 꼽았다.
금 의원은 “국민이 광장에 나가 얘기할 수 있게 된 것이 헌법에 따라 건강하게 탄핵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며 “예전처럼 국민 위에 군림하듯이 해서는 정부가 버틸 수가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촛불집회가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으로 진행돼 헌재의 탄핵 인용이 나왔다”며 “이후 선거를 통해 새 정권이 창출된 것은 우리 역사에 의미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또 “국정농단 사건은 부끄러울 정도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면서도 “그런 문제가 있어도 정치권 내에 대안이 존재할 정도로 우리 정치가 상당히 발전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 의원은 오는 4월에는 미국 대학의 초청을 받아 이런 대한민국 정치상황과 탄핵에 대한 강의를 한다고 했다. 그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등 민주화 물결이 세계적으로 있었지만 거의 실패 했다”며 “성공적인 정권교체는 한국이 거의 유일한 사례”라고 자평했다.
금 의원은 ‘치밀하게 해야 구멍이 나지 않는다’는 각오로 초안 작성을 위해 약 2주간 밤을 새우다시피 했지만, 부결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는 뒷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탄핵을 망쳤다가는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기도 하지만 무사하지 못하겠다고 생각했다”며 “탄핵안이 부결되면 국회 문을 차단하는 등 국회 사무처에서는 비상사태 대응 계획도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국민이 이 정도 의사표시를 했으면 국회가 탄핵 가결을 해줘야지 안 해주면 큰 일난다”며 “헌정위기가 아니라 헌정파탄이 왔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탄핵 가결 뒤 헌재의 인용에는 자신감이 있었다. 금 의원은 “어떤 소송이든 100%를 얘기할 수는 없지만, 확신할 수 있는 가장 최대한으로 탄핵은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국정농단은 보수적인 헌법재판관들도 지지하기 대단히 어려운 것으로 인용은 의심 안 했다”고 전했다.
1심 선고를 앞두고도 끝까지 침묵을 지키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답답함을 토로했다. 금 의원은 “하다 못 해 ‘종북세력이 나를 엮는다’는 말이라도 하거나, ‘내가 판단을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며 “선거에 나서 대통령이 됐으면 국민이 좋아하든 안 하든, 찬성하든 반대하든 ‘내가 왜 그랬다’는 자기 얘기를 해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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