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피한 '막차 분양' 봇물
29일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오는 30일 전국에서 모델하우스를 새로 열고 분양에 나서는 아파트는 모두 14개 단지, 1만 1510가구(일반분양 기준, 오피스텔 포함)에 달한다. 부동산 대책을 앞두고 분양 일정을 조정해왔던 건설사들이 내달 3일부터 신규 공급 단지에 적용되는 집단대출에 대한 DTI 신규 적용 등 강화되는 대출 규제를 피하는 막바지 분양을 서두르면서 이번 주에 신규 공급 단지가 몰렸다.ㄱ현행법상 취득 당시 가액이 6억원 이하인 주택을 취득할 경우, 1%의 세율을 적용하지만 별장·고급주택 등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일반 부동산의 취득세 표준세율에 중과기준세율의 4배(8%)를 합산한 세율을 적용토록 하고 있다. 또 재산세는 통상 주택에 대해 0.1~0.4%의 세율을 적용하는데 별장의 경우 공시가격의 60%인 과세표준에 4% 세율로 재산세를 부과하고 있다.
개발 호재가 몰리며 집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용산에서도 분양 물량이 나온다. 효성은 이날 용산국제빌딩4구역을 재개발 단지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의 모델하우스를 연다. 업무·공공·상업 복합단지로 조성되는 단지로 1140가구 가운데 687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지방에서는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세종과 부산에서 2개 단지가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선다. 세종시에서는 3-3생활권 H3·H4블록에서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의 오피스텔 물량 76실이 분양한다. 앞서 4월에 분양에 나선 이 단지 아파트는 196가구 모집에 2만 335건의 청약이 몰려 104.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선착순 계약 첫날 완판(100% 계약)됐다. 부산에서는 서구 동대신1구역을 재개발하는 ‘동대신 브라운스톤 하이포레’가 분양에 나선다. 이번 대책에 따라 부산 내 조정대상지역이 기존 해운대·연제·수영·동래·남구에서 부산진과 기장까지 확대되면서 조정대상지역에서 비켜나 있는 단지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이외 수도권 공공택지지구인 경기 고양 지축지구에서 ‘지축역 센트럴 푸르지오’(전용 78·84㎡ 852가구), 수원 호매실지구에서 ‘금호어울림 에듀포레’(전용 72·85㎡ 532가구) 등도 30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선다.
◇분양 열기 타고 분양가 상승세…"주변 시세와 비교해봐야"
새 정부의 첫 부동산 대책이 공급보다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청약 규제와 분양권 전매 등의 제한을 받는 조정대상지역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이 같은 대책이 신규 분양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권 전매가 입주 때까지 제한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청약경쟁률이 다소 떨어지겠지만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워낙 강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3일 이후 조정대상지역 내에서 입주자모집 공고를 내는 단지에는 집단대출에 대해서도 50%의 DTI 규제가 새로 적용되면서 대출 규제 전 마지막 분양 단지에는 청약 수요가 더욱 몰릴 전망이다. 실제 부동산 대책이 나온 직후인 지난 주말에도 규제를 피하는 막바지 분양 물량을 잡으려는 수요자들로 전국 10개 모델하우스에는 20만 인파가 몰려들었다. 그러나 정부 대책에도 식지 않는 이 같은 분양 열기에 분양가가 계속해 올라가고 있어 수요자들이 청약에 앞서 주변 시세와 분양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최근 분양 단지 가운데에는 비슷한 입지인데도 불과 몇달 새 분양가가 10% 이상씩 훌쩍 뛰어 공급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29일 1순위 청약 접수를 시작하는 ‘고덕 센트럴 푸르지오’는 전용 59㎡형 기준 분양가가 6억 5200만~6억 6800만원 선으로 인근에서 한달 앞서 분양한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보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400만원가량 높게 책정됐다. 지난달 분양에 나서 올해 서울 민간 분양 단지 가운데 최고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보라매 SK뷰’도 전용 84㎡형 기준 6억 1800만~6억 8600만원 선으로 지난해 10월 분양한 ‘신길뉴타운 아이파크’보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180만원 가량 높았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 집계에 따르면 전국 민간 아파트의 분양 가격은 5월말 기준 3.3㎡당 984만 7200원으로 지난 1년새 1.24% 상승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서울은 수요는 많지만 정비사업이 아니면 신규 물량이 나오기 쉽지 않다 보니 수요자들이 고분양가도 용인하는 분위기라 분양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분양 물량이 60% 이상 늘어나면서 입지별 양극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어 비슷한 규모·입지의 주변 단지와 분양가를 꼼꼼히 따져보고 청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