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30 이어 i40까지…현대차 'PYL' 브랜드 완전 해체

노재웅 기자I 2017.06.01 06:00:00

현대차 "마케팅 실패 아닌 개별 상품성 강화의 측면"

지난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PYL 브랜드로 묶어 광고했던 (오른쪽부터)i30, 140, 벨로스터. 지난해 9월 신형 i30 출시 이후 i40와 벨로스터에도 차례로 PYL 브랜드 색깔 지우기 수순에 들어갔다. 현대자동차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현대자동차(005380)가 ‘정의선 브랜드’로 불리는 ‘PYL 브랜드’를 완전히 해체했다. PYL 브랜드 마케팅에 큰 비용을 쏟아 부어도 판매가 부진하자 올해부터는 차마다 따로 개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출시한 i40의 연식변경 모델인 2017 i40에 PYL 트림을 삭제했다. 그러면서 기존 PYL에 해당하는 옵션을 갖춘 트림은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교체했다.

PYL은 지난 2011년 현대차의 i30, i40, 벨로스터 등 3종의 차량을 묶은 브랜드다. 정의선 부회장이 기아차에서 현대차로 자리를 옮긴 직후 주도해서 브랜드를 출범한 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PYL은 ‘프리미엄(Premium), 유니크(YouUnique), 라이프스타일(Lifestyle)’의 약자다.

한국에서는 비주류에 해당하는 왜건과 해치백 모델들을 한데 묶어 전면에 내세워 남들과 다른 개성을 찾는 젊은 층 고객을 겨냥했다. 현대차는 PYL 브랜드 출범 이후 TV 광고, 멤버십 서비스, 문화공연 등에 대규모 마케팅 예산을 쏟아 부었지만 국내 시장 반응은 미지근했다.

실제 PYL 브랜드 마케팅을 본격화한 2012년 3개 차종의 총 판매량은 3만718대였고 이후 △2013년 1만9162대 △2014년 1만1771대 △2015년 6695대 △2016년 4367대로 계속해서 하락했다. 올해 역시 1~4월까지 내수 판매량이 1557대로 집계돼 전년 동기보다 11.2% 감소했다.

현대차는 이번 2017 i40에 앞서 지난해 9월 출시한 3세대 신형 i30(PD)에서도 PYL 트림을 삭제했다. 이와 함께 신형 i30는 PYL의 신규 멤버십 대상에서도 제외된 상태다. 올 들어 연식변경 모델인 2017 i30를 출시하면서도 가수 아이유와 배우 유인나를 기용한 자체 광고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면서 새 출발을 알렸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2세대 신형 벨로스터 역시 i30, i40에 이어 PYL 트림을 삭제할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드라이빙 체험행사, 차량 정비교육, 맛집 음식기행 등을 무료로 제공하던 PYL 전용 멤버십 역시 출고 이후 3년까지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르면 3년 뒤부터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신형 i30를 출시한 시점부터 PYL 브랜드는 해체한 것이 맞다”면서 “하지만 기존 차량별 고객들의 전용 멤버십은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고, 앞으로는 개별 상품성을 강조한 마케팅에 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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