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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우의 닥치Go]‘쉐이크쉑’ 개점 7개월만에 가보니

강신우 기자I 2017.03.04 06:00:00

전세계 매출 1위 ‘강남점’ 평일 오후5시에도 ‘긴 줄’
패스트푸드점 특성상 회전율 빨라 주문까지 15분
일반 햄버거 가격의 두 배, 크기는 비교적 작아

이데일리DB.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예전에 한 번 왔었는데 오늘 친구 데리고 또 왔어요.”

미국 뉴욕 명물버거 ‘쉐이크쉑(Shake Shack).’ 이른바 ‘쉑쉑버거’를 맛보기 위해 지난 2일 서울 강남점을 찾았다. 전 세계 120여 개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한 곳이다. 보통 한두 시간은 기다려야 주문을 할 수 있다는 곳인데, 개점 7개월이 지난 지금도 그럴까.

일부러 점심이나 저녁 시간은 피했다. 끼니를 때우기엔 조금 어중간한 오후 5시. 기자는 길게 늘어선 줄 끝에 섰다. 앞뒤로 가방을 멘 학생들이 보였다. 말을 걸었더니 처음 왔거나 두 번째 방문 손님이었다. 기자도 첫 방문이니 쉑쉑버거가 어떤 맛이기에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지 무척이나 궁금할 법한 사람이 3명 중 2명인 셈이다. 하루 평균 유동인구가 수십만명에 달하는 강남에선 어쩌면 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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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를 오래 해야 하는 식당에서 늘 그랬듯 직원은 ‘무엇을 주문할지 미리 생각해 두라’는 듯 말없이 메뉴판을 내밀었다. 책받침으로 써도 될 메뉴판에는 6가지 종류의 버거와 튀긴 감자, 음료 등 사이드메뉴가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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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회전율이 빠른지 대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15분 정도 기다리니 주문대 앞에 설 수 있었다.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사용하지 않은 100% 앵거스 비프 통살을 다져 만든 패티와 쫄깃한 식감의 포테이토 번을 사용한 버거’라는 광고문구 아래 가장 기본 버거로 보이는 ‘쉑버거’를 골랐다. 음료는 무난하게 ‘콜라’로. 가격은 싱글패티에 6900원, 콜라는 레귤러 사이즈에 2700원. 총 9600원이 나왔다. 일반 햄버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비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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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을 마치고 계산대 옆 의자에 5분 정도 앉아 있으니 쉑버거가 나왔다. 처음 마주한 순간 ‘좀 작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 패스트푸드점에서 보던 햄버거나 콜라 용기의 크기보다 확실히 작았다. 마치 ‘어린이용’을 따로 주문한 느낌이랄까.

사람들도 꽉 찬 매장 내에서 맨 뒷자리 양옆 4인용 테이블 사이 2인용 테이블에 간신히 앉았다. 일단 사진을 찍었다. 너도나도 사진을 먼저 찍고 먹고 분위기라 그리 튀는 행동은 아니었다.

맛은 어떨까. 한 입 베어무니 ‘음…과하지 않은 담백한 맛’ 이었다. 확실히 강한 소스가 패티와 토마토, 양상추의 맛을 모조리 없애는 자극적인 맛은 아니었다. 패티도 입 속에서 고깃 덩어리가 한 알 한 알 씹히는 식감이었다. 조금은 퍽퍽한 느낌도 있지만 부드러운 빵이 침샘을 자극했다. 물론 또 다른 이는 “패티 육즙은 살아 있는데 빵이 퍽퍽했다. 야채의 신선함이 살아있어서 건강해 지는 맛”이라고도 한다. 입 맛의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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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도 소스가 바닥에 뚝뚝 떨어지지는 않았다. 비프 패티에 토마토와 양상추, 일명 ‘쉑소스’가 토핑된 치즈버거. 소스를 과하지 않게 넣은 건 내용물의 신선함을 돋보이기 위함이었을까…. “햄버거에서 중요한 건 패티의 질과 빵의 부드러움”이라던 어느 지인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쉐이크쉑 매장 앞에 긴 줄이 7개월째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패티의 질과 빵의 부드러움이 남다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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