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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서울연극협회서 주최하는 ‘서울연극제’가 5월12일까지 서울 동숭동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설치극장 정미소 등 대학로 일대의 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공식참가작 8작품과 젊은 연극인들의 창작역량을 엿볼 수 있는 ‘미래야 솟아라’ 7작품, 기획초청작 3작품 등 다섯 개 부문에서 44편이 공연될 예정이다.
올해로 34회를 맞이하는 서울연극제는 사회적 비판의식을 담은 작품들을 주로 올려왔다. 특히 올해는 작품의 내실을 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공식참가작과 기획초청작 부문은 극단의 출품작과 작가의 대본심사를 따로 진행했고, ‘미래야 솟아라’ 부문은 나이와 경력에 상관없이 참신하고 실험적인 작품을 선정했다.
개막작은 극단 인어의 ‘불멸의 여자’. 지역 대형마트에서 화장품 판매를 하는 희경과 승아를 중심으로 손님과 직원 사이에 일어나는 사건 이야기다. 마트 직원을 통해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화 되고 있는 감정노동자의 업무 환경을 다뤘다(21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극단 유목민의 ‘끝나지 않는 연극’도 주목할 만하다. 서울연극제 사상 최초로 2년 연속 선정된 작품. 빨갱이 가족으로 낙인 찍힌 채 정부의 감시 속에 악몽처럼 인생을 살아가는 연주의 이야기를 극중극 형식으로 풀어냈다(5월 2~5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학교폭력 문제를 다룬 작품도 있다. 극단 다의 ‘어른의 시간’은 학내 폭력사건과 집단 따돌림 문제를 다룬다. 20년이 지나 당시 선생과 가해자, 피해자가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5월 11~12일 서울 명륜동 예술공간 서울).
이외에도 극단 지구연극 ‘일지춘심을 두견이 알랴’(19~26일), 극단 후암 ‘미디어 콤플렉스’(20~21일), 극단 원형무대 ‘삿포르에서의 윈드서핑’(23∼25일), 극단 창 ‘인간 대포쇼’(25~5월 5일), 극단 종이로 만든 배의 ‘락앤롤 맥베스’(5월 4~5일) 등이 참가한다.
박장렬 서울연극협회 회장은 “대학로 150여개 극장에서 끊임없이 연극이 올라가지만 순수연극이라고 할 수 있는 작품은 많지 않다”며 “창작극과 실험극을 표방하고 있는 서울연극제가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고루 살피고 이를 통해 희망을 보는 축제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