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타카시 렉서스 인터내셔널 부수석 엔지니어(41)는 12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잭니클라우스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기아차에 대해 “다른 업체의 차량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기아차가 올해 출시한 플래그십 세단 K9에 대해서도 “본 적이 있다”고만 답하며 언급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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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1월 방한했던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최고경영자(CEO)도 “현대·기아차와의 경쟁을 즐기겠다”고 말했고, 지난달 방한한 도요타 미국법인의 한국인 디자이너 이정우 씨도 “일본 본사에서도 현대·기아차를 열심히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와타나베 수석엔지니어의 이번 ‘노 코멘트’는 엔지니어로서 현대·기아차를 과도하게 의식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의도적으로 현대·기아차에 대한 언급을 배제한 게 아닌가하는 것이다.
와타나베 엔지니어는 기아차가 수입차와 경쟁하기 위해 개발한 K9에 대해 처음에는 “잘 알지 못한다”고 했다가 이후 “본 적이 있다”고 말을 바꾸었다.
이에 대해 간담회를 진행한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렉서스 엔지니어들은 경쟁사 차량에 대해 연구를 하기 때문에 K9을 모를 리가 없다”며 부연설명했다.
도요타는 올해 글로벌 생산대수가 목표치 1005만대(자회사 다이하츠공업·히노자동차 포함)를 밑도는 980만~990만대 정도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영유권 문제로 중국내 판매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반일 감정악화로 중국 본토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현지공장이 일시적으로 휴업·감산한 것이 타격을 받았다.
중국의 반일감정 고조로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들이 타격을 입고 있는 반면 현대·기아차는 혜택를 보고 있다는 평가여서 한국차에 대한 감정이 좋을 리는 없다.
와타나베 엔지니어는 1993년 도요타에 입사해 엔진개발을 주로 담당했다. 올 뉴LS의 제품개발에는 지난 1월부터 차량품질을 점검하는 마무리 단계에 참여했다. 와타나베 엔지니어는 올 뉴 LS의 개발 배경에 대해 “당시 미국에서 품질대응 문제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GS시리즈로 시작되는 렉서스의 상품 재검토 필요성이 있었다”면서 당시 어려움을 회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