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회 SRE에서 응답자 98명중 32명(32.6%)은 STX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지금보다 더 떨어뜨려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9회부터 3회 연속 응답자 가운데 30% 이상이 이같은 의견을 밝힌 것이다.
비판의 초점은 "덩치 키우기 시도가 끊이지 않고 있고, 그룹의 운명이 달려있는 조선·해운 시황이 좋지 않아 재무부담이 커지고 있다데다 그룹리스크를 감안할 때 현재 수준의 신용등급은 적정하지 않다"는 것이다.
◇ `공격적 경영행태·상장전략` 최대 리스크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한신정평가는 각각 STX조선해양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A-`로 평가하고 있다.
신평사들은 해운·조선경기가 내리막을 타면서 신규수주가 줄고 있고 이에따라 재무상황이 동반악화되고 있고 그룹 리스크가 여전하며 현금흐름의 변동성이 크다는 등 부정적 요인에도 세계 5위라는 시장지위와 풍부한 수주잔고, 수직계열화 등 긍정적 요인이 있어 이같이 평정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SRE 자문단은 STX그룹의 공격적 경영행태를 가장 큰 리스크요인으로 꼽으며, "시장의 우려가 신용평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월 STX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추진 건이다. 야커야즈 인수합병과 중국 대련 조산해양기지 투자 등 최근 `빅 딜`에 대한 `그늘`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STX 그룹은 닷새만에 백기 투항했고, 그제서야 시장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 SRE 자문위원은 "회사가 M&A를 통해 급속하게 성장했는데, 내실을 다질 시간이 부족한데다 여전히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시황이 좋을 때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조선·해운 시황 침체가 이어지면서 자금운용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다른 자문위원은 "STX가 취해온 고도의 상장전략은 상황이 좋았을 때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금같은 상황에서는 안전망을 구축하는데 치중해야 하며 신평사들도 너무 안이한 잣대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그룹리스크 여전..채무상황 지속 악화 부담
조선 해운·조선업을 기반으로 그룹이 수직계열화 돼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조선이나 해운시황에 그룹의 운명이 좌지우지 될 수 있어서다.
또 다른 자문 위원은 "그룹 전체적으로 조선·해운 매출비중이 70% 이상이며, 나머지도 여기에 얹혀살고 있다"며 "해운이나 조선 시황이 흔들리면 그룹이 흔들린다는 점이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금 흐름이 불안하고, 외부차입 조달이 확대되면서 채무능력 상환능력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지속된 기업인수나 유럽, 중국 등 현지투자 부담을 STX조선해양이 상당부분 짊어지면서 생긴 재무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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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371%에서 563%로 급격히 늘어났고, 차입급 의존도도 4.3%에서 20.2%까지 올라갔다.
문제는 당분간 상황이 호전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2008년 이후 수주부진에 따른 선수금 감소, 건조물량 확대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한기평은 "지난 2007년부터 이듬해까지는 중국 대련 조선해양복합단지와 STX유럽에 1조5000억원을 쏟아부은 탓에 차입금이 줄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업황이 악화되며 외부차입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한신정평가도 "당분간 신규수주가 불확실해, 선수금이 줄어들면서 순차입금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회사채시장의 시선이 냉정한 것도 이 때문이란 평가가 많다. 한국채권평가 기준으로 보면 A0 3년물 회사채 기준금리는 4.82%, `A-`급은 5.21% 정도다. 하지만 STX 팬오션 회사채 금리는 6.45%, STX조선해양은 7.63%, (주)STX는 7.39%다. 사실상 `BBB+` 급 수준이다.
자문단은 "과거하고 환경이 달라졌는데 신평사들이 비정성적 부문이나 리스크 요인들을 적정하게 평가했는지는 회의적"이라며 쓴소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