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수정 백종훈 기자] 은행권에 때 아닌 단체복 맞추기 열풍이 불고 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기업은행이 줄줄이 단체로 반소매 티셔츠를 주문해 놓았다.
다름 아니라 올 여름 에너지 절약을 위해 와이셔츠와 넥타이를 벗고 시원한 반소매 티 차림으로 지내기 위한 취지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060000)은 다음 달 1일부터 전 임직원에게 반소매 티셔츠 2장씩을 지급해 착용토록 할 예정이다.
은행에서 일괄 구매한 반소매 티셔츠는 강정원 행장 뿐 아니라 임직원 모두에게 같은 색, 같은 모양으로 지급된다. 티셔츠의 색깔은 황금색으로 골랐다. 깃이 달려 있고 국민은행 KB로고가 작게 표시돼 있다.
`반소매 티셔츠 단 2장으로 땀이 많이 나는 여름을 어떻게 견디냐`는 직원들의 성화가 잇따르자, 빨래를 해도 금방 물기가 마르는 특수 소재로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전 임직원은 단체 반소매 티셔츠 착용이 원칙이지만, 영업점장이나 대외행사에 참여하는 임직원의 경우 정장과 넥타이 착용이 허용된다.
단체 반소매 티셔츠에 대한 직원들의 호응은 의외로 괜찮다.
국민은행의 한 직원은 "올 여름에는 따로 와이셔츠를 구입할 필요없이 간편하게 단체 반소매티를 입으면 되니 옷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며 "은행장을 비롯해 임원들도 모두 같은 티셔츠를 입는다고 하니 조직 친밀도가 높아지지 않겠느냐"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신한은행의 경우 다음 주부터 단체로 반소매 티셔츠를 주문해 전 직원이 착용키로 했다. 신상훈 행장 역시 외부손님을 맞을 경우가 아니면 이 티셔츠를 착용하고 근무할 계획이라 한다.
신한은행은 국민은행보다 선택권이 다양한 편이다. 푸른색과 노란색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
기업은행(024110)도 다음 달 초부터 윤용로 행장과 전 임직원이 반소매 티셔츠를 맞춰 입고 근무할 예정이다. 단체복 디자인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최종 선정작업을 하고 있다. 아이보리색, 파란색, 회색 계열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은행연합회와 금융노조는 이달 초 모든 은행 영업점에서 간소복을 착용하고 적정 냉방온도 26°C 를 지키는 등 에너지 절약 운동을 전개하기로 합의했다.
은행장과 은행원들이 정장 차림 대신 단체 반소매티를 입은 모습은 신선할 듯 하지만, 한여름 빵빵한 에어컨을 쐬기 위해 은행 영업점을 찾았다가는 실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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