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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돈이 되는 기가?”…블라인드 상장에 냉담한 시장[위클리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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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기자I 2026.05.03 09:03:03

직장인 이용자 1200만명 넘은 익명 앱 ''블라인드''
나스닥 대신 코스닥 상장 노린다…수익모델 검증이 최대 변수
익명성 구조·광고 의존 한계…“돈 벌 수 있나 우려 해소가 과제”
익명 이용한 비방 콘텐츠 관리 한계도 지적

[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운영하는 팀블라인드가 국내 시장에서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블라인드는 가입자 수와 체류시간 등 핵심 지표는 빠르게 증가하며 외형 성장을 이어왔다. 다만 투자자들은 트래픽이 실제 현금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수익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찍는 분위기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팀블라인드는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상장 주관계약을 체결했다.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미국 나스닥 상장도 검토했으나, 회계·공시 기준 부담과 비용, 최근 위축된 글로벌 기술주 투자심리 등을 고려해 국내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 매출 비중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블라인드는 직장명 인증 기반으로 운영되면서도 게시글은 익명으로 작성되는 구조가 특징인 플랫폼이다. 재직자 인증을 통해 커뮤니티 신뢰도를 확보하면서도, 익명성을 통해 연봉·이직·조직문화 등 민감한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 점이 이용자 유입을 빠르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블라인드 직장인 가입자는 지난해 1분기 기준 12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2018년 약 200만명 수준을 기록했으나,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용자당 하루 평균 체류시간도 약 40분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랫폼 지표만 놓고 보면 ‘대형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블라인드는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광고 사업을 중심으로 상장 스토리를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피어그룹(비교기업)에 광고업체를 포함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인드 홈페이지(사진=블라인드 홈페이지 캡쳐)
다만 상장을 앞두고 시장 평가는 다소 냉정한 분위기다. 투자업계에서는 블라인드의 트래픽과 체류시간이 아무리 높더라도 이를 실제 현금흐름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표상 성장세는 분명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광고 의존도가 높은 구조에 머물러 있어 수익원 다변화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더욱이 국내 증시에는 블라인드와 같은 익명 기반 커뮤니티 플랫폼의 상장 사례가 사실상 없다. 광고 중심 구조의 머무는 커뮤니티 플랫폼은 기업가치 산정이 쉽지 않아, 대부분 사모시장 인수합병(M&A) 대상으로 거래되는 데 그쳤다. 성장성을 반영한 사적 거래와 달리, 공모시장은 예측 가능한 현금흐름과 수익모델의 가시성을 보다 엄격하게 요구한다.

블라인드를 M&A로 거래된 리멤버앤컴퍼니나 디시인사이드와 비교해도 차이가 있는 편이다. 리멤버는 실명 기반 데이터를 바탕으로 B2B 수익 모델을 구축한 반면, 디시인사이드는 대중형 트래픽을 기반으로 광고 확장성이 있는 구조다.

반면 블라인드는 익명성과 콘텐츠 특성상 수익화 경로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는 평가다. 정교한 타깃 광고나 데이터 기반 광고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콘텐츠 성격이 직장 내부 이슈, 연봉, 이직, 조직 갈등 등 민감한 주제가 주를 이루면서 이용자 체류시간을 늘리는 효과는 있지만, 브랜드 광고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익명성을 악용한 비방이나 사실 확인이 어려운 게시물 논란도 이어지면서 플랫폼 관리 역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블라인드에 대한 기대 요인도 있다. 내부에 축적된 직장인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HR·리크루팅, 기업 대상 서비스(B2B) 등으로 확장할 가능성이다. 데이터를 인공지능(AI) 분석과 결합할 경우 새로운 수익 모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 같은 성장 시나리오는 아직 검증 단계에 머물러 있어 단기적으로는 ‘가능성’ 이상의 평가를 받기 어려운 양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대표적인 상장 커뮤니티 플랫폼인 레딧(Reddit)은 상장 이전까지 수익화 논란이 이어졌지만, 이후 광고 고도화와 데이터 라이선싱 등을 통해 점진적으로 수익성을 개선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도 광고 중심 구조의 한계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상장 단계에서는 트래픽이 얼마냐보다 안정적인 현금창출력과 수익화 구조의 명확성이 핵심"이라며 "수익화 경로가 불분명한 적자는 빠르게 할인되는 리스크라 이걸 해결해야 거래소 문턱을 넘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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