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동구 마장동에 있는 청계지역주택조합은 청계SK뷰로 착공에 들어가 분양을 마쳤고, 내년 7월이면 준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주택 사업으로서는 드물게 성공한 사업장으로 꼽힌다.
그러나 김 조합장은 성공한 사업장이라는 세간의 평가에 손사래를 쳤다. 그는 “조합원이 일반 분양과 같은 가격으로 주택을 분양받게 된 것을 어떻게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개발 사업의 성패는 시간에 달려 있는데, 우리 사업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각종 비용이 늘어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착공하고 준공을 앞뒀으니 다른 지주택 사업장보다는 사정이 나은 것”이라며 “‘성공한 게 아니라 실패하지 않은 사업장’ 정도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장이 내년 입주(8월)하게 되면 2011년 추진위를 구성한 지 14년 만이다. 당시만 해도 “4~5년 이면 입주가 가능하다”는 말에 김 조합장도 2013년 조합원으로 참여했지만 예상보다 10년가량 더 걸렸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조합 내 이견으로 약속한 시점(2015년)에 착공은 이뤄지지 않았다. 대출 상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토지가 공매에 넘어갈 지경까지 갔다. 2019년 조합 집행부가 교체되면서 김 조합장이 사업을 맡았다.
김 조합장은 “그나마 우리 사업장은 토지를 상당히 확보해둬서 이를 기반으로 사업비를 조달할 수 있었다”며 “토지를 감정평가할 당시 다행히도 부동산 경기가 좋아서 대출을 받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 사업을 지탱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사업지가 투지과열지구에서 해제돼 분양가 상한제를 빗겨가고, 지금보다 낮은 금리와 공사비로 계약을 체결한 것도 “행운이었다”고 한다. 그는 “지금처럼 고금리에 부동산 경기까지 꺾인 상황에서 지주택은 성공하기 어렵다”며 “조합을 해산하고 남은 자산이라도 분배해 손해를 줄이는 게 현명할 수 있다”고 했다.
조합장 하면서 치아가 22개 빠졌다고 한다. 스트레스 탓이다. 김 조합장은 “지주택으로 내 집 마련을 꿈꾸거든, 토지를 95% 이상 확보된 사업장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러면 피(프리미엄)를 부담해야 하겠지만 스트레스를 받아 몸이 상하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이어 “지주택은 절대 저렴하지 않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