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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자산운용(옛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현대엘리베이(017800)터 등기이사 사임 등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 냈고 현재 자사주 전량 소각도 요구하는 중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KCGI운용이 이 같은 서한서를 보내자 주가가 8.8% 상승하며 같은 기간 코스피의 상승률(2.40%)을 웃도는 성과를 냈다.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도 이달 초 KT&G(033780)를 상대로 현직 사장이 연임의 뜻을 밝히면 우선 심사를 받는 제도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고, 회사는 곧바로 이 같은 규정을 삭제한 상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행동주의 펀드의 투자대상 상장사는 2021년 34개에서 2023년 37개, 올 상반기(1~6월) 50개로 늘었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적인 행보를 고려하면 하반기까지 합치면 100개를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상법상 주주제안은 주주총회 개최일 6주 전까지 서면으로 제출해야 하는 만큼, 연말 연초로 갈수록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은 더욱 분주해질 전망이다. 이에 올해를 한국형 ‘주주행동주의 원년’으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이 분주해지자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이달 중순께 행동주의 활동을 통해 주주가치 확대가 예상되는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기도 했다.
다만 행동주의펀드가 기업에 지나친 간섭으로 작용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행동주의펀드가 단기적인 주가 상승에만 열을 올려 오히려 장기 투자에는 해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주 행동주의 펀드가 가진 긍정적인 역할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단기 수익에 치중하고 경영권 불안을 야기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주주제안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는 방향에서 제안된 것인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