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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전장이 뭐길래…車에 뛰어드는 전자업계

조민정 기자I 2023.08.04 06:00:00

현대차 없는 IAA 모빌리티, 삼성·LG 첫 참가
''움직이는 IT기기''…콘텐츠로 눈 돌리는 운전자
전장 부품, 스마트폰 시장 추월…글로벌 경쟁

[이데일리 조민정 기자] 반도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주요 국내 대기업들이 모두 자동차 부품인 전장 사업에 뛰어들어 점차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더 이상 자동차는 ‘타는 수단’이 아닌 스마트폰처럼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움직이는 IT기기’로 진화하고 있어서다. 기름이 아닌 전기로 움직이다 보니 자동차 시장에서도 반도체가 설 자리가 무궁무진해지면서 반도체 기업은 자동차에, 자동차 기업은 반도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는 오는 9월 5~10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국제모토쇼 ‘IAA 모빌리티’에 처음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반면, 매번 행사에 참석하던 현대자동차는 이번 IAA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완성차업체가 빠진 모빌리티 행사에 전자업계만 참석하는 모순된 상황은 앞으로 차량용 반도체가 시장에서 끼칠 영향력이 그만큼 중요해졌단 의미다. 삼성에선 반도체를 담당하는 삼성전자 DS 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가 참여한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부품이나 장치를 의미하는 전장 부품은 △파워트레인(구동장치) △차량용 조명 △배터리 △차량용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다양하다. 전기차의 등장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하려면 전기 공급이 필요한데 이를 반도체가 가능하게 하고, 자율주행차의 성장으로 운전자들이 운전에서 해방되니 차량 내부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가 중요해지면서 부품들이 중요해진 것이다.

가령 인포테인먼트를 사용하면 내비게이션으로 도로 정보를 안내받을 뿐 아니라 정보기술(IT)을 이용해 인근 맛집이나 식당 예약 등 서비스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 그대로 자동차에 장착되는 셈이다.

전장 산업 비중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의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하만은 유럽과 북미지역 등 완성차 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공급에 집중하고 있고,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VS사업본부) △전기차 파워트레인(LG마그나) △차량용 조명 시스템(ZKW) 등 3대 축을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삼성그룹과 모빌리티 산업에 필요한 고성능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캐나다 기반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텐스토렌트’에 투자했다.

문제는 해외 대기업들도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전장 산업에 뛰어들어 글로벌 경쟁도 만만치 않을 예정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을 정리하겠다고 선언한 일본 대기업 파나소닉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자원을 투입해 연간 50GW(기가와트) 수준인 배터리 생산 능력을 오는 2028년까지 3∼4배로 늘리겠다고 했다. 미국 엔비디아, 중국 화웨이 등도 전장 사업을 집중적으로 키우고 있다.

스트레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장 부품 시장 규모는 1810억 달러로 스마트폰 부품 시장(1780억 달러)을 추월할 것으로 추정되고, 오는 2028년 3230억 달러(한화 약 420조 546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는 다시 ‘모빌리티’로 이동했다”며 “이번 IAA 모빌리티에선 전장 부품 기술력이 주요하게 다뤄질 것”이라고 했다.

삼성전기가 개발한 가로 2.0㎜, 세로 1.6㎜ 크기의 전장용 파워인덕터. 자율주행 시스템이 적용된 전기차 카메라에 탑재된다.(사진=삼성전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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