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內 3년간 수출 5배 성장한 ‘숨은 진주’ 계열사는

박민 기자I 2022.12.08 06:27:52

현대무벡스, 올해 ‘3000만불 수출탑’ 첫 수상
“글로벌 시장 확대로 수년 내 1억불 달성할 것“
이차전지 물류자동화 등 사업영역 확대
아시아 넘어 미주·유럽 시장으로 수출 다변화

[이데일리 박민 기자] 현대그룹의 물류 자동화 계열사인 현대무벡스(319400)는 일반에게는 다소 생소한 회사지만 그룹 내에서는 ‘숨은 진주’로 손꼽히는 곳이다. 무인화, 첨단화 등의 스마트 물류시스템 수요가 꾸준히 늘면서 회사는 최근 3년간 수출액이 5배 넘게 급성장했다. 현대무벡스는 이차전지(배터리) 산업 등 물류사업 영역 확대와 해외 수출처 다변화를 통해 몇 년 안으로 ‘수출 1억달러’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 현대무벡스 사옥 전경.(사진=현대무벡스)
7일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 물류자동화를 앞세우며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해온 현대무벡스는 수출액이 2019년 760만달러에서 2021년 4200만달러로 3년 만에 5.5배나 급성장했다. 특히 올해 수출 실적(2021년 7월~2022년 6월)은 3000만달러를 돌파해 지난 5일 산업통산자원부로터 ‘3천만불 수출 탑’을 수상하는 쾌거도 달성했다.

물류자동화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술을 활용해 제품 생산부터 보관, 운송에 이르는 공급망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말한다. 자동화·무인화를 통해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물류자동화 시장도 커지는 추세다. 현대무벡스는 물류 프로세스 자동화 구현에 필요한 컨설팅과 설계, 제작 및 설치, 유지보수 등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현매무벡스 측은 “이번 3천만불 수출탑 수상은 중국과 동남아 등에 7개 해외법인과 지사를 두고 글로벌 스마트물류 시장을 적극 공략해온 결실”이라며 “해외 사업 확장을 통해 몇 년 안에 수출 1억불 탑을 쌓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현대엘리베이터의 물류사업부와 승강장안전문(PSD) 사업부를 분사해 설립한 현대무벡스는 이듬해인 2018년 현대그룹의 IT 업체인 현대유엔아이와 합병해 지금의 사명을 달게 됐다. 업력 30년 이상의 현대엘리베이터 물류자동화 기술력을 고스란히 가져온 만큼 전체 매출의 60% 이상이 물류자동화 사업에서 나오고 있다. 이어 정보통신(IT) 서비스부문 26.5%, PSD부문 11.1%의 매출 비중을 유지하며 주요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대무벡스의 물류자동화 기술력은 특정 분야에만 특화된 경쟁사와 달리 제조와 화학, 공항물류, 식품, 의류 등 산업 전반에 적용가능한 솔루션을 갖추고 있어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원재 한국IR협의회 기업리서치센터 연구원은 “현대무벡스는 물류자동화 전 과정에서 필요한 핵심장비 및 제품 라인업을 보유해 자동화 시스템의 설계부터 제작, 설치, 유지보수까지 턴키(일괄 수주)로 구축이 가능하다”며 “통상 사업 수주부터 납기까지 리드타임은 1.5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강점을 바탕으로 현대무벡스는 2017년 회사 설립 이후 지금껏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해오고 있다. 지난해 매출 2401억원을 기록하며 설립 5년 만에 3배 이상 늘었고, 같은 해 영업이익은 154억원을 거둬 줄곧 흑자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올 들어 본격화된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매출 2500억원, 영업이익 200억원대에 근접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 물류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회사의 성장성이 이어지리라는 평가다. 물류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로지스틱스(Logistics) IQ는 전 세계 물류 자동화시장이 2027년 410억달러로 2022년 이후 5개년간 연평균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용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화 도입을 유인하는 핵심 요인은 인건비 절감에 있는 만큼 여러 산업에 걸쳐 수요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무벡스는 올해 4월 LG화학의 구미 양극재 공장 물류자동화 시스템 구축 사업을 수주하면서 이차전지(배터리) 산업 물류에도 진출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급속히 커지면서 배터리 산업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올해 상반기 이차전지 전담 사업팀도 꾸려 시장 공략에 나선 첫 성과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어 추가적인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해외 수출국 다변화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기술 우위를 점한 타이어 공정자동화, 저온물류센터 등을 중심으로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활약해왔지만 앞으로는 배터리 공장 등 미주·유럽까지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당사는 호주 시드니 메트로의 PSD(승강장 안전문) 구축 사업 수주를 위해 입찰에 참여 중”이라며 “만약 수주에 성공하면 선전시장 첫 진출을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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