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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문화재]②'우영우 팽나무' 이어 나무화석까지…천연기념물 지정 과정

이윤정 기자I 2022.11.08 06:00:00

심의·지정 요청→지정 조사→천연기념물 지정
현재까지 475건 지정돼
'은행나무' 25그루도 천연기념물
최초의 나무화석 천연기념물도 탄생 전망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한 나라의 문화재는 민족의 정체성과 가치를 담고 있다.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한반도 5000년의 역사는 수많은 보물과 국보, 사적 등의 문화재를 후대에 남겼다. 하지만 세계가 주목하는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재를 막상 설명하려면 다소 헷갈리는 지식들이 있다. 국보와 보물의 차이는 무엇인지, 윷놀이는 문화재인지 아닌지 등등. 이데일리의 새 연재 기획 ‘알쏭달쏭 문화재’는 이 같은 물음에서 출발했다. 함께 생각해볼 만한 주제를 통해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우리 것에 대한 애정을 가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경기도 기영시 소덕동에 있는 팽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 됐습니다. 문화재청은 이 팽나무가 역사성, 경관성, 심미성이 뛰어날 뿐 아니라 생육 상태가 양호해 자연유산으로서의 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8화의 마지막 장면. 소덕동 팽나무 앞에서 한 기자가 천연기념물 지정 예고 소식을 전하며 끝을 맺는다. 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며 집단 소송을 걸고 나선 소덕동 주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해당 에피소드에서 팽나무는 천연기념물 지정이 예고되면서 마을을 지켜내는 역할을 했다.

드라마가 화제가 되면서 실제 소재가 된 경남 창원의 팽나무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 높아졌다. 드라마 방영 이후 2개월 만에 실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는 성과를 냈다.

‘우영우 팽나무’로 유명해진 경남 창원 북부리 팽나무(사진=문화재청).
천연기념물은 어떤 절차를 거쳐 지정되는 걸까. 천연기념물은 국가지정문화재의 한 종류로,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학술적으로나 관상적으로 그 가치가 높아 보호와 보존을 법률로 지정한 동물, 식물, 지질, 광물들을 일컫는 말이다. 19세기 후반 산업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자연파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영국, 미국, 독일 등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지정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제강점기였던 1933년에 조선 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 보존령이 제정된 후 현재까지 475건(10월 말 기준)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천연기념물이 되기까지는 ‘심의 및 지정 요청’과 ‘지정 조사’, ‘천연기념물 지정’의 과정을 거친다. 신청자(지자체)가 심의를 요청하면 시·도 문화재위원회가 심의를 진행한다. 이후 전문가의 현지조사를 통해 문화재위원회가 심의·지정을 결정하면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 지정 고시를 하게 된다.

‘우영우 팽나무’로 알려진 나무는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북부리에 있는 팽나무로 2015년 7월에 ‘창원시 보호수’로 지정됐다. 박정기 노거수를찾는사람들 대표활동가 등이 2021년 2월에 문화재청에 천연기념물 지정을 신청했지만, 당시에는 천연기념물 심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우영우 팽나무’로 유명세를 타면서 문화재청의 지정조사가 다시 진행된 경우다.

해당 팽나무는 수령이 500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주변이 탁 트인 마을 산정에 위치해 있고 높이가 16m, 둘레가 6.8m에 달한다. 같은 종류의 팽나무 중에서도 비교적 크고 오래된 나무에 속한다. 현재까지 90여 년간 당산제를 지속하는 등 마을 고유의 전통을 잇는다는 점에서 학술적·역사적 가치가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외에도 가을이면 전국을 노란빛으로 물들이는 은행나무 중에도 25그루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수령 1100년 정도로 추정되는 경기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자태가 아름답기로 소문난 강원 원주 문막읍 반계리 은행나무 등이다. 가장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가장 큰 나무화석인 ‘포항 금광리 신생대 나무화석’이 천연기념물로 지정 예고됐다. 높이 10.2m, 폭 0.9∼1.3m로 천연기념물로 최종 지정될 경우 우리나라 최초의 천연기념물 나무화석이 된다.

‘포항 금광리 신생대 나무화석’(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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