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등 美관료 "경기 침체 없고 인플레 잡을 수 있다" 한목소리

고준혁 기자I 2022.06.20 07:31:44

옐런 "바이든, 중국 관세 정책 검토 중"
에너지부 장관, 유류세 면제 검토 중
NEC 위원장, 의회에 물가 안정 입법 촉구
11월 선거 앞둔 여권, ''위기의식'' 풀이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미국 정부 관료들이 40년 만의 인플레이션을 안정시키는 과정에서 경기 침체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미국 사회의 최대 현안으로 지목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사진=AFP)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재닛 옐런 장관은 이날 ABC방송에 출연해 “미국의 노동 시장은 2차 대전 이후 가장 강력하다”며 “조만간 인플레이션 속도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경제가 안정적 성장기로 이행하면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경기 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물가 상승이 용납할 수 없게 높은 수준”이라며 에너지와 식량 가격 상승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탓으로 돌렸다.

옐런 장관은 이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국산 일부 제품의 관세 재검도 가능성도 거듭 시사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대한 관세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며 “중국에 불공정 무역 관행이 있다는 점은 잘 알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물려받은 관세 정책 중 일부는 소비자 가격만 인상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CNN에 출연, 미국의 높은 휘발유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유류세 면제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미국 지역 평균 휘발윳값은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갤런(1갤런=3.8ℓ)당 5달러를 넘어섰고, 이날은 4.9달러를 기록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고문인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CBS에 나와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일축하면서 물가 안정을 위한 추가 입법을 촉구했다. 디스 위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미국 경제의 유연성을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우리는 델타와 오미크론을 거쳤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이지만 미국 경제는 유연성이 유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물가 안정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일은 의회와 협력해 가계 비용 부담을 낮추는 입법안들을 통과시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인사들이 미국 경제가 강하며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있다는 한목소리를 낸 것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행정부와 집권 민주당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폭스뉴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 문제와 인플레이션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평가한 비율은 각각 29%, 23%로 취임 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야후뉴스는 지난 17일 성인 154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발표하면서, 차기 대선 가상대결에서 응답자 42%가 바이든 대통령을, 44%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하겠다는 결과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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