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특례 1호 보로노이, 파이프라인 가치 1.9조 이상"

양지윤 기자I 2022.03.14 06:36:00

하나금융투자 "약물설계 능력 주목"
2019년 하버드 다나파버암센터, 1.2조 기업가치 평가
14~15일 수요예측…구주매출 없이 200만주 신주 발행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코스닥 시장 ‘유니콘 특례 1호 기업’인 정밀 표적치료제 신약개발 전문업체 보로노이가 11개 파이프라인 가운데 2개 가치만 1조9000원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박재경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4일 보로노이의 파이프라인 가치가 C797S(1조2760억원), Exon 20(6490억원)을 포함해 총 1조9240억원인 것으로 추정했다.

보로노이는 세포 안팎에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인산화효소에 결합, 기능을 억제해 치료하는 표적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도로에 있는 신호등이 정상 작동하지 않고 계속 켜져 있으면 교통이 마비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돌연변이 등의 원인으로 인산화효소의 신호 조절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않을 경우 질병이 발생한다. 보로노이는 특히 비슷한 분자구조를 가진 인산화효소들 가운데 질병 원인이 되는 인산화효소 위주로 결합하고, 뇌혈관장벽을 투과할 수 있는 정밀한 치료제를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보로노이는 글로벌 수준의 실험 데이터 축적 역량에 인공지능(AI) 모델을 접목해 후보물질 도출 기간을 통상의 3분의 1 수준인 1년~1년6개월로 단축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부터 해외 3건, 국내 1건 등 4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했으며 현재 11개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GDC 파이프라인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가치를 산정했다”면서 “엑손20 삽입(Exon20 insertion) 파이프라인은 중국 외 권리에 대해 2020년 미국 오릭 파마슈티컬에 기술이전을 진행함에 따라 중국 외 지역에 대해서는 로열티를 기준으로, 중국 지역에 대해서는 매출액을 기반으로 가치를 산정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019년 하버드 다나파버암센터도 보로노이 기업가치를 1조2000억원(주당 12만원)으로 평가하고 현물출자 단행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보로노이의 약물설계 능력에 주목했다. 그는 “GDC(Genotype Directed Cancer·암의 원인이 유전적으로 규명되어 있는 암) 분야의 성공은 타깃 선정이나 임상 개발 능력보다 후보물질의 특성(profile)에 의해 좌우되며 우수한 선택성과 결합력, 뇌 전이 암을 줄일 수 있는 뇌혈관장벽 투과율이 핵심”이라며 “GDC는 보로노이의 약물 설계 능력이 글로벌 신약개발 경쟁력으로 발휘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GDC는 발암의 원인인 돌연변이에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약물을 설계할 경우, 임상 성공 확률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GDC는 암의 원인이 유전적으로 명확하게 규명되어 있어 표적의 검증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동물 모델이 잘 갖춰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항암제이기 때문에 장기 복용, 투여가 필요한 만성 질환 대비 장기 안전성에 대한 규제기관의 기준이 낮으며 정상 단백질을 타깃하는 의약품과 달리 표적 외 독성(On target toxicity)가 발생할 우려가 적다”고 전했다. 이어 “GDC 중에서 현재 표준요법이 자리잡지 못한 암종은 유효성과 안전성이 떨어지는 화학독성 항암제가 사용되고 있다”면서 “화학독성항암제 대비 유의미한 개선을 보일 수 있다면 가속 승인 절차를 통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GDC 분야는 1/2상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가속 승인(Accelerated Approval)이 가능하다. 보로노이는 2개 파이프라인을 미국 FDA로부터 각각 2024년, 2025년에 가속승인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Exon 20 insertion 파이프라인의 가치 산정은 변이 비소세포폐암 만을 적용했다”면서 “향후 1,2세대 인산화효소 억제제(EGFR TKI)의 타깃인 EGFR L898R/19Del 변이 환자들 중 뇌 전이가 발생해 암이 진행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확대할 계획에 있으며 개발 진행에 따라 추후 반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로노이는 오는 14~15일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다. 이번 공모에선 구주 매출 없이 200만주의 신주를 발행한다. 확보한 자금을 모두 회사 경쟁력을 높이는 데 쓸 계획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5만~6만5000원으로 최대 1300억원을 조달하게 된다. 상장 후 시가총액은 6667억~8667억원 사이다. 일반 공모 청약은 21~22일 진행된다. 유통 제한 물량은 주식수의 64.28% 이며 대표이사와 특수 관계인, 자기주식 및 기존 주주 일부가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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