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시간)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자”고 종전선언을 공식 제안한지 이틀만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리태성 외무성 부상은 2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낸 담화에서 “종전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인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남아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반 사실이 아직은 종전을 선언할 때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해주고 있다며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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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의 이중기준과 적대시 정책 철회는 조선 반도정세안정과 평화보장에서 최우선적인 순위”라며 “조선반도에서 산생되는 모든 문제의 밑바탕에는 예외 없이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를 힘으로 타고 앉으려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처한 우리의 정당한 국방력 강화 조치는 ‘도발’로 매도되고 우리를 위협하는 미국과 추종 세력들의 군비증강 행위는 ‘억제력 확보’로 미화되는 미국식 이중기준 또한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올해 2월과 8월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시험발사와 남한에 대한 미사일 지침 종료 선언, 호주로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기술 이전 등을 일일이 열거했다. 최근 북한의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비난에 이중잣대라며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번 북한의 반응으로 문 대통령이 다시 꺼내든 종전선언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며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다만 리 부상은 종전선언을 완전히 폄하하지는 않고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종전선언에 대해 “정치적 선언이라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평화보장 체계 수립으로 나가는데서 종전을 선언하는 것은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