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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할 일 오늘 하지 말자"라던 재시, 아마존 새 CEO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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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겸 기자I 2021.07.06 06:06:06

아마존 설립 27년째 되는 날, 새 CEO에 앤디 재시
AWS부터 음악 선정, 보도자료 편집까지 디테일에 집착
2400억원어치 보유한 대주주이지만 구형 차량 애용
반독점 규제 벼르는 의회·FTC가 향후 과제 될 전망

아마존 설립 27년째인 5일(현지시간) 베이조스의 뒤를 이어 앤디 제시가 CEO에 오른다(사진=AFP)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내일로 미룰 수 있는 일을 절대 오늘 하지 말라.”

유명 기업 변호사의 아들로 뉴욕 외곽 스카스데일에서 자란 앤디 재시. 18살이던 1986년 그는 고등학교 졸업앨범에 이런 말을 적었다.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루다 보면 무엇이 최선인지 알게 된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우스갯소리로 썼을 가능성이 크다.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하자마자 1997년 신생 기업인 아마존으로 향한 걸 보면 말이다.

당시 아마존은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시애틀에 있는 자신의 차고에서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지 불과 3년이 지난 상태였다. 재시는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어떤 부서에서 일할지, 직책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였다”고 그때를 돌아봤다. 베이조스보다 4살 아래인 재시는 그의 기술 고문을 맡으며 하루종일 그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초창기 아마존은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했다(사진=AFP)
재시는 5일(현지시간) 베이조스가 물러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아마존이 설립된 지 딱 27년째 되는 날이다. 그 사이 온라인 서점으로 시작한 아마존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직원(130만명)을 고용하며 유통은 물론 미디어와 우주개발 등 전방위로 진출하는 정보기술(IT) 공룡이 됐다.

디테일에 강한 재시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53세인 재시의 리더십 스타일은 베이조스와는 다르다. 부하 직원의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왜 내 인생을 낭비하게 만드나”라며 폭언을 쏟아붓는 게 베이조스 스타일이라면, 재시는 직원들과 무난한 관계인 편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의에서 임원들이 준비되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면 베이조스 못지 않게 폭발한다고 WSJ는 전했다.

그가 특히 베이조스와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디테일이다. 베이조스가 한 발짝 물러나 지켜보는 스타일인 반면, 재시는 아마존의 핵심 사업이자 그가 이끌어 온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사소한 부분까지 파고들어 부하직원들을 당황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조스는 부하직원 보고가 성에 차지 않을 경우 폭언을 일삼는 것으로 알려졌다(사진=AFP)
대표적 사례가 2017년 미국 버지니아주 AWS 데이터 센터에서 정전 장애가 발생했을 때다. 기술자가 발전기를 점검하다 실수로 스위치를 건드려 전기가 차단됐다. 이로 인해 세계 인터넷 서버의 3분의 1가량이 먹통이 되자 재시가 나섰다. 직접 팀원들에게 발전기를 다시 설계하라고 지시하면서다. 십여년간 그를 지켜본 제임스 해밀턴 아마존 부사장은 “디테일을 향한 끊임없는 집중이 그의 특징”이라고 귀띔했다.

그가 손길을 뻗친 곳은 웹서비스뿐만이 아니다. 회사 행사에서 음악을 고르거나 보도자료를 편집하는 일도 그의 손을 거쳤다. 2012년 AWS의 새로운 데이터 분석 제품을 출시할 때 4주동안 이름짓기에 매달리기도 했다. 그 결과 탄생한 이름이 ‘아마존 레드시프트(Amazon Redshift)’다. 전직 아마존 고위 임원은 “베이조스에게 보고하는 것보다 재시와의 약속을 잡는 게 더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아마존 주식 0.03% 보유했지만 여전히 구형 차량 애용

재시는 베이조스와 그의 전 부인 맥켄지 스콧에 이어 아마존의 세 번째 대주주다. 새로 취임하며 10년간 6만1000주를 받기로 하면서다.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2억1400만달러(약 2417억5580만원)어치다. 신주와 그가 가진 8만8000주를 합치면 총 주식의 0.03%에 달한다.

그럼에도 재시는 검소하기로 유명하다. 그의 이전 동료는 WSJ에 “개인 제트기를 이용하자는 제안에 그는 돈 낭비라며 불편해 했다”고 전했다. 재시는 여전히 구형 지프 체로키 차를 타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가 10년 넘게 이사회에 몸담은 교육 비영리단체의 사라 스미스 전 상무는 “재시는 원하는 차는 무엇이든 운전할 수 있지만 (낡은 차를 탄다는) 이 사실에 매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의회의 규제의 칼날을 어떻게 피하느냐가 그의 과제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지난달 25일 아마존 등 다수의 빅테크 기업을 겨냥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잠재적 경쟁자를 인수해 경쟁을 단념시키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미국에서 ‘아마존 킬러’로 불리는 리나 칸의 존재도 위협 요소다. 그는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신임 위원장으로, 예일대 로스쿨 박사과정을 밟던 29세 때 ‘아마존의 반독점 역설’ 논문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현재의 독과점 규제 접근방식이 가격 인상에 초점을 맞춘 담함에 맞춰져 최저가를 앞세우는 아마존은 규제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점을 지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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