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도심 편백나무숲으로 초대합니다

김기덕 기자I 2021.04.02 06:00:00
김미경 은평구청장.


[김미경 은평구청장] 산림청은 4월5일인 식목일을 3월로 당기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나무 심는 시기를 빠르게 조정해 ‘세계 산림의 날’인 3월21일을 식목일로 당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논의 중이다.

이처럼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는 식목일 날짜를 조정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 속에 다양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호주 산불을 비롯해 태풍, 홍수, 가뭄의 발생빈도가 40년 전과 비교해 약 3배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다는 통계도 있을 정도다. 이에 나무를 심거나 숲을 가꾸는 활동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지구 온난화를 막아주고 동시에 산림휴양과 치유 등 숲이 가진 녹색 환경을 조성할 수 있어서다.

은평구은 북한산을 비롯해 앵봉산, 백련산, 이말산 등의 푸른 산이 많다. 특히 봉산의 편백나무 숲은 지난해 연말 서울관광재단이 선정한 도심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서울형 웰니스’ 공간으로 꼽히기도 했다.

봉산 편백나무 숲은 서울시 최초 치유의 숲이다. 2014년 서울시 의원으로 도시계획관리위원장에 재직 시절 은평 신사동 한 주민과 함께 편백나무 숲 조성 예산을 확보하고 노력한 결과 서울시 시범사업으로 채택됐으며, 이제는 편백나무 숲을 제법 조성했다. 나무를 심고 노력한 결과 서울에서도 편백나무 숲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든 것이다.

봉산에는 지난 6년간 편백나무 1만2400주를 심었고 2019년부터는 전문가 자문을 받아 편백나무 숲 아래 꽃잔디 등 다양한 관목 및 초화류를 식재하는 등 꽃동산을 조성해 왔다. 또 2019년~2021년까지 봉산 미세먼지를 줄이는 목적을 위해 나무심기 사업으로 9종 2만7000여 주를 심었다.

편백나무에서 나오는 피톤치드는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성되는 코르티솔 호로몬의 혈중 농도를 낮춰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고 면역력을 강화해 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에게 효과가 좋은 이 곳이 앞으로 10년 정도가 지나면 편백나무의 울창한 숲으로 조성될 것이다. 그때 은평뿐만 아니라 전 국민들이 봉산에 와서 피톤치드를 맡으며 편백나무 치유의 숲길로 방문하기를 기대한다.

숲을 가꾸는 일은 산림치유 등 녹색환경을 만들어 주는 매우 의미있는 행위다. 더욱이 숲은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지구 온난화를 막아내는 일도 해준다. 숲에서 얻은 목재도 본연의 자연적인 아름다움 이외에도 탁월한 단열과 습도조절기능 등을 갖고 있다.

특히 미세먼지가 극심한 도시에서 주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도시숲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국토에서 60% 이상이 산이고 도시는 16%에 불과하지만 인구의 90%가 도시에 살고 있는 만큼 도시숲은 귀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은평 봉산 편백나무 숲의 중요성이 남다르게 다가오는 이유다. 도시숲 조성에 정부도 나서야 한다.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공개 행사 등을 많이 만들어서 도시숲의 중요성과 의미를 주민들에게 널리 알리자. 지자체와 정부, 주민들이 나서 도시숲을 더욱 가꿔야 한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