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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탈세 수단으로 악용된 가상자산, 철저히 단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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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위원I 2021.03.17 06:00:00
국세청이 세금 납부를 회피하기 위해 가상자산을 이용해 재산을 은닉한 고액체납자 2416명에 대해 약 366억원의 강제징수를 실시했다. 강제징수 대상자 중 222명에 대해서는 재산 은닉 혐의를 추가로 포착해 추적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가상자산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들에 대해 철퇴를 내린 최초의 강제징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세청이 밝힌 얌채 체납자 유형을 보면 비트코인을 비롯해 이더리움이나 리플 등 다양한 가상자산을 통해 재산을 은닉한 사례가 크게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울 강남의 병원장 A씨는 호화·사치 생활을 하면서도 종합소득세 27억원을 체납했다. 국세청은 A씨가 병원에서 나온 수입을 39억원어치의 비트코인으로 감춘 사실을 확인하고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가상화폐를 압류했다. A씨는 결국 체납세액 전액을 현금으로 납부했다. 경기도의 빌딩 부자 B씨는 보유 부동산을 48억원에 매각한 뒤 양도소득세 12억원을 빼돌려 비트코인에 숨겼다가 세무 당국에 적발된 후 밀린 세금을 냈다.

체납자들은 사업 소득, 부동산 양도대금, 상속·증여 재산에 대해 부과된 세금을 비트코인 등으로 바꿔 숨긴 후 돈이 없다고 버티는 수법을 썼다. 실명 은행계좌를 조회한다고 해도 가상자산의 보유 현황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가상자산 투자자는 지난해 120만명에서 올해 159만명으로 늘었고 거래금액은 1조원에서 8조원까지 급증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7000만원선을 뚫을 정도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탈세 수법이 대개 법과 제도를 앞질러 가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하면 가상자산을 이용한 재산 은닉 행위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신종 자산을 이용해 세금을 고의로 내지 않고 재산을 은닉하는 행위는 공평 과세 원칙을 비웃는 것으로 중대 범죄임이 분명하다. 갈수록 지능화할 가상자산을 이용한 재산은닉 행위에 대한 세무 당국의 더 촘촘한 감시망이 필요한 이유다. 세무 당국은 악의적 체납자에 대한 계좌추적, 압류 등 강력하고도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파렴치한 세금 탈루 행위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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